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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봄 Feb 08. 2022

나를 만드는 4가지 질문

어느새 두꺼운 옷으로는 손이 잘 가지 않는 걸 보니 봄이 오고 있나 보다. 

그러고 보니 벌써 입춘도 지났다. 보이지 않는 시간은 사람의 마음으로 침투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는 생각을 한다. 새삼 그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매주 화요일은 신문마감이 있는 날이라 몸도 마음도 바쁘지만 오늘도 여전히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내 마음에는 이미 봄이 도착해 있는 듯하다. 


우연히 인터넷을 들여다보다가 '나를 만드는 4가지 질문'이라는 글을 읽는다.

나를 만드는 4가지 질문에 나도 답해보기로 한다. 

우문현답이 될 수도 있고 현문우답이 될 수도 있지만 잠깐의 사색이 내 몸을 쉬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첫째, 나는 어떤 사람인가.

- 나는 죽음이라는 화두를 늘 안고 사는 사람이다. 죽음이라는 화두 앞에 서면 풀리지 않았던 수많은 질문들이 거짓말처럼 풀리곤 한다. 처음에는 죽음이 죽음으로 끝을 맺었다면 지금은 죽음으로 인해 삶을 생각하는 힘이 생겼다. 유한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면 지금 나의 삶은 과연 안녕한가 하는 질문을 자주 던지게 된다. 그것은 나로부터 비롯되어 타인의 삶이나 이 세계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게도 그대로 투영된다. 내 삶이 소중하듯 그들의 삶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시간'이 되었다.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쓰는 일, 무엇인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내가 가장 어렵게 결정하는 일이다. 


둘째, 무엇이 나를 만드는가.

- 나를 만드는 것은 책과 음악과 글쓰기이다. 그중에서도 오래 전부터 꾸준히 공부해 온 철학은 내 삶의 가장 큰 부분에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노자에 관심이 생겼고 굳이 나를 분류하라면 공자보다는 노자 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음악은 어린시절의 나를 만들었다. 음악이 주는 힘은 내가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이기도 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힘들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바로 음악을 듣는 일이다. 글쓰기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글은 나의 삶이요, 나의 목적이요, 나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곧 글이고, 글은 곧 나이다. 


셋째,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 내가 원하는 것은 평화와 고요, 그리고 사랑이다. 나는 가급적 최대한 평화롭길 원하고 모든 것이 고요하길 바란다. 고요함 속에서 빛나는 것들, 그 속에서 발견하는 사랑을 원한다. 나는 돈을 원하지 않으며, 명예를 원하지 않으며, 권력을 원하지 않는다. 시를 쓰고 평론을 쓰지만 그것으로 인해 유명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다만 그 쓰는 일로 인해 내가 고요해지고 평화로워지고 그 속에서 나의 시간이 끝날 때까지, 아니 나의 시간이 끝나도 계속 이어질 사랑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넷째, 나는 왜 사는가. 

- 모든 존재는 살아있기에 살아간다. 그것이 내게 주어진 책임이고 운명이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이루며, 누구와 함께 소소함을 나누며 살아갈 것인지는 무척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나는 살아있는 한 최선을 다해 시간을 소중하게 쪼개며 살아갈 것이고, 최선을 다해 내 삶을 기록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내가 나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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