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저 음악
언제 들었던 음악인지 귀에 익숙하게 꽂힌다
방황하던 이십대, 길을 지나다 우연히 들은 음악일까
아니면 누군가와 이별을 한 후 카페에서 듣던 음악일까
상황은 사라졌는데 음악만 남아 귀에 맴돈다
미끄러지듯 귓바퀴를 맴돌아 안으로 스며든다
뱀의 비늘에 각인된 문양들을 하나씩 벗어놓고
그대로 초록의 알몸으로 똬리를 트는 선율
나는 어느새 미끄러지듯 그날로 들어간다
돌아선 너의 등 뒤에 햇볕이 찬란했었다
각진 어깨 선으로 햇살이 부서졌고
다부지게 다문 입술 선 위로는
미처 제거하지 못한 어제가 흔적처럼 남았다
바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음악처럼, 문양을 벗어버린 알몸의 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