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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의 서재 Nov 26. 2024

파도(2024)

파도가 덮쳐온다

짐승같은 아가리로 육지를 물어뜯는다

아무리 잡아 뜯어도 아쉬운듯

그르렁 그르렁 입맛을 다신다

원귀가 생육을 탐하듯

게걸스럽게 파도는

육지를 먹어치운다

그 자신의 숙원인것처럼

파도소리에 홀린 사람은

파도에 잡아먹힌다

세이렌의 노래에

바다로 뛰어든 부테스처럼

청자(聽者)는 밀납 대신

마음으로 귀를 틀어막고

영혼을 속박하지 않으면

청동빛 안식에 이를것이다

파도가 몰려온다

짐승같은 앞발로 육지를 그러쥔다

아직도 잡아먹을 것이 남았는지

그르렁 그르렁 포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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