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스리는 이유
내 직업중 부동산과 상관 없는 것 같지만, 큰 관련성이 있는 직업이 '속초탐험가'다. 코로나가 극삼했던 시절에 자주 가던 일본도 못가고 운신의 폭이 급격히 줄어들던 시기에 나는 새벽 드라이브로 속초를 가기 시작했다.
바다를 보면 속이 뻥 뚫리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새벽 4시의 서울양양고속도로는 마치 핀-조명 하나만 내 머리위에 켜져 있는 연극 무대처럼 나 스스로 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살고 있는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새벽에 한번의 브레이크 밟음도 없이 1시간40분이면 속초(양양 낙산해변)에 도착하는데, 1시간 40분 사이에 나는 불교방송의 아침 예불도 듣고, 그 외에는 한주간에 가장 많은 고민 거리들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삼는다. 생각보다 생각을 안하고 사는 현대인들이 많다고 한다. 어두운 새벽 대부분 터널로 이뤄진 고속도로를 1~2가지 생각만을 하면서 바다로 향하는 것이다.
요즘같은 초여름에는 동해는 5시쯤 해를 하늘로 올린다. 더 부지런한 속초탐험가의 삶이 펼쳐진다. 어제는 모처럼 애들 엄마와 가다보니 5시에 느츰하게 출발했는데 그래도 6시40분에 낙산에 도착했으니 시원시원한 드라이빙이었다.
어제는 평소 종교 행사 같은 나의 속초탐험과는 조금은 다른 동선으로 움직였다. 낙산해변에서 해돋이를 보고, 해는 내 마음에만 뜬 흐린 날이었지만... 5~6월의 속초이벤트인 동명항 오징어 난전으로 향했다. 방파제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오징어회를 먹다보면 해를 향한 내 얼굴의 반쪽만 아슈라백작처럼 타는 것 같은 생각을 하고는 한다.
제2호 신양호, 제13호 만선호 ~ 내가 자주 가는 오징어 난전의 가게 이름이다. 가게 이름이지만 사실은 배이름이다. 오징어배를 갖고 있는 선장님들이 이 난전 가게 운영권을 갖고 있다. 모르는 사실을 위한 TMI 로 말하자면, 바다는 토지같은 구획은 없지만 모두 어업권이라는 것이 있다. 아무나 물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다. (ㅎㅎㅎ)
오징어로 주말 아침 브런치를 ??? 답은 예스다. 아주 아주 예스다. 낙지 탕탕이를 먹으면서 낙지 빨판이 입안을 공격해 재미를 느껴본 사람이라면 오징어 빨판으로도 공격 당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생각보다...야샤시한 큐티한 공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오징어회, 오징어포, 오징어무침, 오징어찜, 오징어라면 그리고, 이들을 하나의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게 정렬 시키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마지막 비밀 병기가 있다. 나 같은 사람에게도 난전 식당 사장님들은 그 비밀 병기를 주문하도록 말해준다. 혹시나, 까먹고 안 말한 것으로 생각하나보다~. 그 비밀 병기는 맑은 그것이다. "이슬" =(참이슬) 차를 몰고 왔는데도, 왜? 안먹냐고 하신다. (ㅎㅎㅎ)
어제 아침 8시전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었다는 이야기지~ 다음주에도 일어날 일이고...나의 좋은 성격이자 나쁜 성격이 뭐든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다. 어제는 투머치~ 지나친 오징어 흡입과 텐션 증가로 인해 차분한 화암사를 찾았다. 평상시에는 내가 사랑하는 관세음보살님의 낙산사를 찾지만 어제는 흐린 하늘같은 막막한 내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퓨쳐-붓다인 미래를 비는 부처님인 미륵보살을 만나러 금강산 화암사를 다녀왔다. 속초 시내와 울산바위가 너무나 멋지게 보이는 절이다. 절로 오르는 산길의 공기가 너무나 맛있고 지나치게 멋진 풍광이 행복감을 꾹꾹 담아준다.
금강산? 금강산 화암사?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우리나라 북쪽 끝 산은 설악산이 아닌데... 사실은 설악산과 금강산의 경계는 없는 것이나 마찮가지다. 심지어 금강산은 봉우리가 1만2천봉이다. 당연히, 남쪽에도 금강산의 일부가 있다. 물론, 비로봉은 북조선에 있다. 조선민주주의엉망진창공화국에 말이다. 어제는 화암사 계곡에 발을 담그러 운동화를 벗어던지고 들어갔는데 에비앙 생수보다 맑은 물에 내 천한 발꼬락을 담근다는 것이 불경스럽지만 내 발은 호강했다.
화암사의 효능 = 앉은 뱅이가 일어나고 암환자가 나으며 정신이 아픈 사람들의 정신이 온전해지는 효과가 있다. 사실이냐고??? (답: 아마 효과는 있을 것이다.) 애니튼, 어제 매우 나의 정신은 깨끗해졌다. 다음에는 새벽에 가보려고 한다. 미륵불 앞에서 뜨는 해를 보는 느낌은 다를 것 같다. 금강산 꼭대기에서 동해 해돋이를 본다. 상상이 된다.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