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호야와 짜야를 바다 한가운데 작은 돌섬에 내려주었다.
그 돌섬은 부스러기처럼 뚝 떨어져 나온 아주 작은 섬이었다.
아빠는 그곳이 수심 30m나 된다며 조심히 놀라고 얘기하고는
뱃머리를 돌려 멀리, 아주 멀리 그물을 당기러 갔다.
돌섬은 보물 천지였다.
말미잘, 소라게, 따개비, 거북손에 작은 고동까지 고개를 돌리면 모든 게 살아 움직였다.
호야는 물속에 고개를 처박고 두 발을 마구 휘저으며 아래로 내려갔다.
사슴 뿔 같은 산호초와 춤추는 미역 사이로 색색깔의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녔다.
호야는 더 깊이, 더 오래 바다 속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고작 15초 밖에 숨을 참지 못했다. 빨개진 눈으로 깊이 숨을 먹고 두 발을 휘저으며 내려가도 또 금방 올라와야 했다. 그래서 조금 싫증이 났다.
그 사이 짜야는 달팽이처럼 생긴 물컹한 군소를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고 있었다.
군소는 보라색 잉크를 흘리며 나름 빠르게, 그러나 아주 천천히 바위 위를 기어가고 있었다.
호야는 짜야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잠시 그것을 보더니 한마디 했다.
“니가 자꾸 찌르니까 군소가 피 나잖아.”
“나때매 그런 거 아니야. 얘 원래 이래. 이걸로 잉크 만든댔어.”
“거짓말. 니가 찔러서 피나는 거야. 이 바보야!”
짜야는 화가 났는지 씩씩 거리며 일어나 호야를 밀었다.
호야는 뒤로 벌렁 나자빠지며 두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호야의 두 손에 불가사리 모양의 빨간 피가 났다.
“너 이 새끼, 군소도 죽이고 나도 죽일거야?”
호야가 버럭 소리치자 짜야는 –엉 –엉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호야는 화가 나서 기껏 잡아 놓은 작은 고동이며 따개비를 짜야에게 던졌다.
짜야는 몸을 움츠리며 더 서럽게 울어 댔다.
호야는 물속에 다시 들어갔다.
물에서는 물방울 소리만 뽀글뽀글 들려서 살 것 같았다.
그때 멀리서 아빠 배가 하얀 파도를 일으키며 다가왔다.
억지로 울고 있는 짜야, 지친 표정의 호야를 보며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판장에 도착한 후, 아빠는 호야와 짜야를 데리고 성큼성큼 앞장섰다.
“아이스케끼 두 개 주이소. 임마들 보약 아인교.”
호야와 짜야는 아이스크림 봉지를 뜯으며 아빠 뒤를 따라갔다.
아이스크림을 쥔 호야의 손바닥이 상처로 욱신거렸다.
“짜야꺼는 사주지 말지. 아빠 바보.”
혓바닥으로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는 짜야를 보며
호야는 괜히 서러워 눈물이 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