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내 공작소

by 섬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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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는 매일 바닥에 오줌을 쌌다.


밤마다 변소에 가기가 무서웠던 호야는 밤뿐 아니라 낮에도 거기서 오줌을 쌌다.


그곳은 부엌이랄 수도, 욕실이랄 수도 없는 시멘트 바닥이었는데

온갖 더러운 물이 내려가는 큰 수챗구멍이 있었다.


매일 밤, 그 수챗구멍으로 쥐가 들락날락 거렸다.

팔뚝만한 생선을 물어가기도 하고 세숫비누를 갉아먹기도 했다.


시멘트 바닥에서 잠을 자던 똘이는 쥐가 나타날 때마다 으르렁거렸다.

하지만 그래 봤자다.


어쨌든 부엌인지 욕실인지 알 수 없는 거기서 밥도 하고, 머리도 감고, 오줌도 쌌다.


여름이면 지린내가 집 밖까지 진동해 락스 두 통을 써도 모자란다며 엄마는 투덜거렸다.

누군가 집에 오면 할 말만 하고 황급히 떠났고,

또 집 반대편으로 멀찍이 떨어져 걷는 사람을 보면 호야는 괜히 머쓱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난감함 건, 똥이 마려울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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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호야는 변소에 갔다가 쫄딱 미끄러졌다.

왼쪽 다리가 똥통에 빠져 똥이랑 구더기가 잔뜩 묻었다.

엄마는 호야 바지를 벗기며 깔깔거렸다.

아빠도 티비를 보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똥통에 빠지면 건강해진다 했다. 앞으로 니 감기도 안 걸리고 안 체하고 키도 쑥쑥 큰다.”


호야는 자기가 죽을뻔 했는데도 웃고 있는 엄마 아빠에게 약이 올랐다.

그래서 꺽꺽 울어 버렸다.


“민기는 똥통에 안 빠져도 키 크다. 글고 가들 집은 화장실인데 왜 우리만 변소고?”


그 후 아빠는 변소에 후레시 대신 알전구를 달았다.

그래도 여전히 호야는 무서웠다.

거미줄에 걸려 죽은 파리들, 득실대는 구더기들은 생각만 해도 어금니가 꽉 물어질 정도였다.


그래서 호야는 수채구멍 앞에 검정 봉지를 깔고 똥을 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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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빠는 인상을 쓰며 검정봉지를 화장실에 털어버리곤 했는데

때론 짜증난 표정, 때론 흐뭇한 표정, 때론 슬픈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때마다 호야는 다시는 수챗구멍 앞에서 똥과 오줌을 누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래봤자다.

겁먹지 않으려 지레 으르렁 거리는 똘이처럼,

호야 또한 아빠가 슬퍼하지 않기를 바라며 자기 머리를 콩 때릴 뿐이었다.


호야는 오늘도 변소 앞을 맴맴 돌다 바닥에 바지를 내렸다.


오줌이 졸졸 흘러가는데

수챗구멍 안에서 뭔가가 눈을 반짝이며 재빠른 몸을 숨겼다.

똘이가 으르렁 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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