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 귀는 짝짝이》
아이에게 토끼 모자를 씌워주니 금방이라도 깡총깡총 뛰어다닐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 머리가 세상에서 제일 무겁다는 듯, 바닥에 엎어두면 금세 울상이 되고 맙니다.
아이를 처음 만났던 순간이 떠오릅니다. 손가락은 열 개가 맞는지, 숨소리는 고른지,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아이가 쓴 토끼 모자의 귀는 나란히 축 늘어져 있습니다. 원래 토끼 귀는 쫑긋 서 있는게 익숙한데, 힘없이 축 늘어진 모습이 더 편안해 보입니다.
히도 반 헤네흐텐의 그림책 **《내 귀는 짝짝이》** 속 리키는 한쪽 귀가 늘어졌다는 이유로 속상해합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를 고치려 애도 써보지만 결국 깨닫게 됩니다. 귀는 원래 다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요.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남들과 조금 달라도 괜찮습니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만으로 이미 충분한 존재이니까요.
아이도, 그리고 우리도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는 말을 듬뿍 주고받으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로운, 머리가 무거워서 버티기 힘들어? 괜찮아. 천천히 해도 괜찮아!
아이는 자라고, 삶을 다시 읽습니다.
[함께 읽은 그림책] 《내 귀는 짝짝이》 | 히도 반 헤네흐텐 (글/그림) | 장미란 (옮김) | 웅진닷컴
글 | 서정연 아이가 자라는 찰나를 지켜보며, 그림책 속에서 삶의 물결을 발견하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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