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아기씨가 준 선물

#14. 《산타 할아버지》

by 서정연


태아나 처음으로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습니다.


아이에게 첫 성탄절을 근사하게 선물하고 싶은 초보 부모는 벌써부터 분주합니다. 거실 한 모퉁이에 아이 키보다 몇 배나 커 보이는 트리를 세우고 조심스레 장식을 달기 시작합니다. 은방울과 금방울, 반짝이는 별까지 하나씩 매답니다. 아이 몰래 준비한 선물은 트리 아래에 살짝 숨겨 둡니다.

작은 손에 선물을 꼭 쥐고 눈을 빛내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레이먼드 브릭스의 그림책 **《산타 할아버지》**가 떠오릅니다.


그림책 속 산타 할아버지는 잔뜩 투덜거리는 얼굴로 길을 나섭니다. 얼음과 서리, 진눈깨비와 우박을 뚫고 매서운 천둥과 안개를 지나 굴뚝을 타고 내려갑니다. 얼굴에 검댕이를 묻히면서도 아이들의 양말 속에 선물을 채워 넣습니다. 불평을 하지만 결국 해냅니다.

《산타 할아버지》 한 장면


험난한 밤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가 사람들에게서 받은 선물을 펼쳐 보며 조용히 성탄을 보내듯, 우리 집 거실도 어느새 아이의 숨소리와 웃음으로 따뜻해집니다.


생각해 보면 초보 부모가 작은 산타입니다. 서툴지만 애써 준비하고, 들키지 않게 마음을 숨기며, 아이의 환한 표정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아이 역시 자기 몫의 크리스마스를 씩씩하게 치러 냅니다. 낯선 반짝임과 북적임 속에서도 울다 웃다 하며 하루를 건너갑니다.


세상 밖의 바람이 아무리 차가워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서로를 보듬는 집 안에서 아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한 ‘산타 아기씨’가 됩니다. 선물을 받는 아이이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어 줍니다.




이로운,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느라 고생했어.



아이는 자라고, 삶을 다시 읽습니다.



[함께 읽은 그림책] 《산타 할아버지》 | 레이먼드 브릭스 (글/그림) | 박상희 (옮김) | 비룡소


글 | 서정연 아이가 자라는 찰나를 지켜보며, 그림책 속에서 삶의 물결을 발견하고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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