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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크 Dec 16. 2016

함께 일을 하지만 같은 마음과 목표를 세우는 건 아니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일. 하지만 우린 다 다르지~

요즘의 화두는 무리하지 않고 일한다, 그런데 마음대로 하는 것은 아닌데...? 의 느낌을 찾아가는 것이다. 올해 초, 카페 오공은 서초의 자리를 마무리짓고-월세가 나올만큼 벌 수가 없었다- 운좋게 청년 허브의 창문 카페 자리를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일하는 사람은 늘었고 정말 더 다양한 마음들이 마주치고 충돌한다. 가장 재밌는 건 서비스업 또는 일 또는 카페라면 '이래야 한다'가 각자 얼마나 다른가를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얼마만큼의 시간을 내어 일하는지도 다르다. 회의를 하다보면 서로가 생각하는 '당연함'이 아주 사소하게 비껴가고 다르고 그래서 열받고 또는 저 사람 왜 저래? 라고 생각하는지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카페에서 주는 일회용 컵을 누군가는 1. 돈을 받으니까 당연히 다 해줘야 한다 2. 우리가 쓰레기 제로 운동을 실천하면서 유도해야 한다 3.일회용과 머그잔 가격 차이를 두는 게 필요하다 4.우리 로고가 박힌 컵이 필요하다(읭) 


오랜 얘기를 하다보면 결국 각자가 생각하는 여기까지 해야한다...의 선이 보인다. 뒤집어서 그렇게 해야하나? 라는 얘기도 가능하다. 이 이야기는 내가 카페 좀 해봤거나 카페 좀 다녀봤거나 내가 가본 카페는...의 이야기보다는 개개인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이 마음에 걸리는가? 내 마음을 살펴보는 것으로 흘러간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카페 오공의 장점. 내가 만들어 가고 싶어하는 카페 오공의 행복한 점. 

카페의 매출을 생각하고, 이건 우리 일자리니까 돈 받고 일하니까 열심히 해야하는게 아니라 서로 정말 어떤 마음인지 알아가다 보면 상대방이 왜 그러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고 우리가 하려는 게 뭔지 돌아보게 된다. 


예전에 일할 때는 내가 일하는 조직의 목표와 비전에 나를 일치시키는 발언과 생각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이 곳에서는 그게 맞아요? 라던가 저는 아닌데요. 라는 생각이 가능하다는 게 좋다. 그리고 그런 부분들 때문에 단단함을 만들어 가고 있기도 하다. 


여기와 어우러져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지금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어서 교집합을 만드려고 하는지 고민하면서 살아간다. 


이러쿵저러쿵해도 나는 이 곳을, 이 사람들을 좋아한다. 정말. 

 하지만 언제든 무리가 되거나 억지로 노력해야하는 일이 된다면 가차없이 카페를 접을 수 있는 정도의 냉정함을 가지고 살아간다.

 내가 어떻게 하는건데! 나 정말 진짜 열심히 해~ 알고 있니? 나 이정도니까 내 맘 알아줘  라는 식으로 움직이지 않으려고 나를 자주 돌아보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살펴 가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것이 요즘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마주 보면서 조율하면서 일하는 시간인 것 같다. 

이 순간 순간 역시 하나의 움직임이 되기를.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음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카페오공 #공동체 #협동조합 #노동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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