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삶의 의미
나는 늘 해답을 바깥에서 찾으려 했다. 누군가 이 혼란을 정리해 줄 것이라 믿었고, 누군가 내 고통을 덜어 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번번이 깨졌다. 사람을 만날수록 더 깊은 외로움에 빠졌고, 의지할수록 더 크게 무너졌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나를 위로하기보다는 이용했고, 누군가는 내 약함을 보듬기보다는 무시했다.
나는 왜 이렇게 쉽게 무너졌을까. 왜 그렇게 애타게 타인을 찾았을까. 돌아보면, 나는 너무 외로웠다. 내 안에 단단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 공허함을 채울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그것이 사람이든, 멘토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든, 무엇이라도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되었다. 그 어떤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 줄 수 없고,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없다는 것을. 나를 구할 사람은 결국 나뿐이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바깥을 맴돌기만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돌아와야 할 곳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나는 서서히 내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타인에게 답을 구하는 대신, 나와 대화를 시도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내가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하면서, 인간관계가 변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상대에게 기대지 않으니 관계가 가벼워졌다. 내가 먼저 나를 돌보니,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졌다. 하고 싶은 것이 보였고, 그동안 외면했던 감정들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몸이 편안해졌고, 마음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 변화를 이끈 것은 책과 글쓰기였다. 책은 늘 내 곁에 있었지만, 오래된 질문에 답을 주진 않았다. 그저 읽고 덮을 뿐이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달라졌다. 문장 속에서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가슴 한쪽에 단단히 박혀 있던 말들이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나도 몰랐던 감정들이 글자 속에서 모양을 찾았다. 그렇게 오래된 상처들이 녹아 흘렀다.
글을 쓰는 일은 나를 마주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툴렀다. 하지만 한 문장, 한 단어를 쌓아 갈수록 나 자신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감추고만 싶었던 마음을 글로 드러낼 때,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그 과정 속에서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남기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써 내려간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닿을 때,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나를 표현하는 일이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이제는 안다. 글이 나를 구했다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나를 이끌어 줄 거라는 것을. 과거의 나처럼 길을 헤매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 주고 싶다. 멀리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라고, 네 안에 이미 길이 있다고.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스스로를 마주할 때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