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일곱ㅡ모닝커피 한잔 어때요?
카페에 앉아 종일 글을 쓰고
by stellaㅡ별꽃 Oct 22. 2020
"언니 낼 아침 모닝커피 어때요?"
"좋지!!."
언제인지 모르지만 사무실 옆 건물에 스타벅스가 생겼다. 시원하게 탁 트인 실내전경, 스치는 사람들과 사계를 바라다볼 수 있는 통유리, 'ㄴ'자 모양으로 구부러진 자리엔 예쁜 벽화까지 있다.
아주 가끔 한 시간 정도 서둘러 출근해 통유리벽 창가에 앉아 방금 내린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마시며 거리 풍경을 바라보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일은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사무실 동료이자 어여쁜 동생. 어느 날 "언니~"라며 살갑게 다가온 경이에게 마음이 열렸고 우린 많은 것들이 비슷함을 알았다.
가끔 내 책상 위에 슬며시 티백 커피를 두고 가거나 출근하다 '툭' 치며 "언니~~" 부를 때가 참 좋다.
함께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고, 예쁜 카페를 찾아 야외로 나가고, 영화 이야기, 책 이야기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도 할 이야기가 넘쳤다.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때론 스치는 일상 이야기로 여는 아침 수다가 편안했다. 무엇보다 시대를 바로 볼 줄 아는 지혜로움과 바른 생각이 서로에게 끌린 이유이기도 하다.
스타벅스 내부 전경요즘 가끔 사람에게 멀미를 느낀다. 얼마 전 지인과 대화하다 진심 멀미가 났던 적이 있다. 편협한 사고로 일관된 세상에 대한 엇박자 시선은 따분하며 어지러웠고, 논리도 사고도 없는 기울어진 잣대의 맹목적 주장과 맹신에 전화를 '탁' 소리가 나도록 끊어버렸다.
내가 잘못된 걸까. 급격히 멀어진 마음의 거리, 좁혀보려니 더 멀어지기만 할 뿐. 일상적 대화야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불의에 끌려가는 이성이 마비된 과잉 감정의 광분, 난 몇 날 며칠 그 통탄스러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꽃은 시들지 못하고 落花함을 두려워하니 그 욕심에 악취가 진동하는 형국은 결국 꽃이라 생각하는 자들이 스스로 자초하는 무덤일까.
풍기 인삼시장그토록 오랜 시간을 함께 나누었는데......
잠시 소원한 틈을 타 문풍지 바람 스미듯 지인들과 시절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한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당황스러운 요즘, 이럴 때일수록 인간 본연의 마음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도 함께했다.
회오리치는 격변의 시간, 그 안에서 중심을 지킬 수 있는 그 무엇! 바로 아날로그 정서와 감성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나 동료들이다.
카페에 앉아 하루 종일 글을 쓰고, 마음 편한 친구들과 등산을 하고, 햇살 좋은 공원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재래시장을 가고, 라이딩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기차 타고 훌쩍 여행을 떠나는 일들이 내겐 그것이었다.
새롭게 발견한 나만의 공간 스타벅스. 그 한켠에 잠시 머무는 시간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어쩌면 이 시대의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아날로그적 일상 풍경이다.
멀미 나는 세상을 잠시 잊기에 좋은......
"내일 아침 7시 반에 모닝커피 한잔 어때?"
"조~~~오쵸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