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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멈춤

by stellaㅡ별꽃 Sep 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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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리 해변파도리 해변

새벽에 불쑥 태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생각대로 몸은 움직인다.


장거리 운전을

좋아해서 다행이

반려견 별이 있어서

다행이다.


막내와 동행하고

싶은 맘을 꾸욱 눌렀다.


파도리 해수욕장엔

나와 별 둘 뿐이다.

그것도 다행이다.


목줄을 풀자마자

온 마음을 다해

온몸으로 뛰어다니는


너를 매어 둔 것이 있다면

잠시라도 온전히

해방되어 너의 세상에서

즐겨보거라.


갯벌에 뒹군 아이를

바닷물로 씻기고

생수로 헹구어

털을 바람에 말려준다.

개신난 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신두리 카페 주인은

손수 마중 나와

주문을 받아준다.

아기가(별)

참 예쁘게 생겼단다.


노천카페 펄럭이는

휘장 사이로 보이는

바다는 물이 없어도

예쁘다.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잔

티라미수 케이크 한 조각


누군가 옆에서 그런다.


"요즘은 혼자 여행 다니는

여자들이 너무 많아.

그런 여자들 보면 한심해."


한국 꼰대들의 편견이다.

안팎으로 꼰대가 많다.


"엄마가 편견을 갖고

있는 거야. 혼자랑 여럿이랑

아무튼 여행인데 뭐가 달라.

나는 멋있어 보이는데."


그 아들 참 잘 키웠네.

브런치 글 이미지 2

구름에 안긴 햇살은

마냥 게으

모래 해변을 뛰어다니며

깔깔거리는 젊은 아빠와

아가의 웃음소리는 청량하다.


광속으로 진화하던 세상은

사라졌다.

와글거리는 세상의 소란도

멈추었다.


바람은 머리카락을 날려

귓불에 감추어둔

엘리자베스아덴 5번가

향기를 훔치고,


위장으로 퐁당 뛰어든 커피는

목젖으로 향을 퍼 올다.


그리곤

티라미수의 달콤함

빠져버렸다.


바람이 내미는 손을 잡고

별과 나

모래 해변을 달린다.


'스스스사삭'

세상사 모든 번뇌가

모래 속으로 사라진다.


세상의 시간 멈추었다.

(2021.9.25.

신두리 해변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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