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off

소소한 풍경에도

마음이 아려

문득 걸음을 멈추게 되고

스쳐 지나는 마을버스에
마음을 싣고
지난 시절 그 어딘가로
달려도 보고

총천연색으로 붓칠 한
산등성이 너머로

훌렁 하루가 이울면

저녁나절 밥 먹으라 부르던

엄니 목소리가 생각나

가슴이 뻐근해지고

바람 따라
까르르 뒹구는
낙엽이 부러워
넋을 잃고 바라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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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불면 바람이오
뒹굴면 낙엽이고
저물면 저녁이려니 하세요

너무 많은 걸
알고 싶고 갖고 싶은 건
많은 것을 잃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든요

나는 그저
맥주 한잔과
영화에 취하고

카페 창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는 시간이
좋아요

훌쩍 떠난 여행지 낯선 곳에서

한없이 앉아 있는 건

또

얼마나 근사한데요

클래식과

소소한 책 구절을 나누고
시답지 않은 이야기로

깔깔거리며
흘러가는 시간을
노래하는 것도 좋아요

인생은 때론
의미 없는 이야기를
정답게 나누며 살아가는
괜찮은 하루의 연속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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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잠시 세상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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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바쁜 척하는 걸까.

아님 진짜로 바쁜 걸까.

요즘은 바쁘다는 자기 합리화로

짧은 글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어제 만난 스무 살 아래

지인이 내게 물었다.

"언니! 언니는 문명이 발전하다

못해 미쳐가는 것 같은 지금이 좋아요?"

"좋고 말고가 어딨어. 선택지가 없는데.

그렇지만 여늬 때보다 자신에게 친절해야 하고 잘해줘야 하는 시절 같아. 그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세상 끄기를 가끔 해."

#사진ㅡ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