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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본 유학생 상도 Apr 03. 2023

인싸가 되기 위한 조건

흙수저 출신 일어일문학과 선배의 꼰대 조언 1

브런치 말고도 개인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곤 합니다.

단, 블로그는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나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적곤 하죠.



몇 달전에 썼던 글 중에서 “인싸”와 “아싸”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별 생각없이 썼던 글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더군요.

아무런 태그 없이 썼는 데, 제 글 중에서 거의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의 인기였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인싸”와 “아싸”라는 것에 대해 집착을 한다는 거겠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 결론은 같습니다.

아싸나 인싸나 결국 둘 다 부족한 점이 있고, 그걸 채우기 위해 살아야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간혹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인싸의 피를 가지고 태어났는데, 가질 수 없는 경우입니다.


오늘은 그런 경우를 한 번 분석하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먹은 근처 명물 라멘

“인싸”와 “아싸”

일단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개념 정리부터 하고 가려고 합니다.



한국을 보면 “인싸”와 “아싸”에 프레임이 씌워진 경우가 많더군요.

쉽게 말하자면, 인싸는 좋은 거. 아싸는 나쁜 거라고 여긴다는 겁니다.



저는 일단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싸는 외향형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걸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죠.



반대로 아싸는 내향형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죠.



이 둘은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가지고 있고, 일정 부분은 서로를 닮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굳이 닮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죠.

그래서 저는 인싸던 아싸던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인싸에게는 인싸의 방법이 있고, 아싸에게는 아싸의 방법이 있거든요.

그런데, 간혹 인싸임에도 아싸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딱 그런 경우였는데, 한 번 가볍게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그냥 재미로 들어주세요.

인싸의 조건


안타깝게도 아싸는 조건이 없습니다.

있다고 한다면, 인싸적 체질이라고 할까요.

다른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받는 기질만 없다면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인 사람을 보기가 더 드물죠.

살다보면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서 바뀌기도 하고, 무언가 새로운 흥미가 생겨서 바뀌기도 하니까요.



저는 인싸가 되기 위해서 2가지에서 3가지 정도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2가지에서 3가지냐고 묻는다면, 3번째 조건을 만족해야 진짜로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인싸이기 때문입니다.

2가지만 만족해도 인싸라고 할 수 있지만, 정작 진짜로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건 아닌 겁니다.



왜, 그런 사람들 있지 않나요?

모임에는 잘 나오고 친구들은 참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모임 내에서 사랑받지는 못하는 거죠.



각설하고, 첫번째 조건을 말하자면 “외향성”입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에너지를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내향성인 사람들도 다른 사람이 필요합니다.

모임에 자주 나가죠.

다만, 이 사람들은 외로움과 사회적 결속을 자신의 에너지와 맞바꾸는 느낌입니다.

제 주변에 내향성이 짙은 사람들을 보면, 다들 그렇더군요.



아,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도 물론 에너지가 빨립니다.

그런데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내향적인 사람들보다 회복이 빠릅니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모임에 나갈 수 있는 횟수가 많습니다.

인싸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체질이라는 게 필요합니다.


두 번째 조건은 “돈”입니다.


참 슬픈 이야기가 돈이 없으면 다른 사람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은 자신이 알아서 해결해야겠죠.

자본주의 시대에서 돈이 없으면 사람을 만날 수 없고, 모임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이건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죠.

아마 돈이 없어서 “아싸”가 된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정확하게는 자기가 아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죠.



그런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주자면, “다른 사람을 만나도 부담스럽지 않을 수준의 돈을 벌어봐라”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그제서야 진짜 자신이 다른 사람을 만나기 싫었던 건지, 다른 사람과 만나서 쓰는 돈이 아까웠던 건지 알게 되거든요.



세 번째로 “사람과의 간격”입니다.


흔히 우리는 “선 넘었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 “선”은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요?


사실 정답이 없습니다.

그 때의 상황, 그 사람의 기분, 그리고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서 선이 달라지거든요.

그리고 때로는 영리하게 선을 넘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과 더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그래서 만약 진짜로 사랑을 받고 싶다면, 상대와의 선을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인간이라는 게 완벽할 수 없는 동물이라 그게 절대 안 될 겁니다.

철학자들이 허무주의로 빠지는 이유가 이거기도 하죠.



자신의 이상은 높고, 도덕적 잣대가 확실하게 내면에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이 도달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100%가 그 잣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면 뭐 어떻습니까.

100%를 만족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이상에 닿을 수 없어서 이상인거고, 그렇기에 우리는 손을 뻗습니다.



그게 결말이 정해져있기에 애처롭고 안타깝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게 그게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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