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혼밥이 주는 확실한 힐링

회사에서 불편한 사람들과 선 긋는 방법

by 감정 쓰는 직장인

생각지 못했던 제안

입사한 지 2주쯤 되었을 때였다.
혼자 있게 된 날이어서 밖에 나가 먹을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있는데,

영업팀의 또래 직원이 메신저를 보냈다.
“오늘 점심 약속 있으세요? 없으면 같이 먹어요.”

누구와 함께인지 묻자, 자기 팀과 다른 팀까지 합쳐 여섯 명이라고 했다.

내가 가면 일곱 명.


여럿이 모인 자리의 피로감

나는 1:1 자리에서는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여러 명과 함께 있으면 대화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금세 피곤해진다.
질문이 내게 따로 오지 않으면 그냥 듣기만 하고, 속으로는 귀를 닫아버린다.

그 장면이 그려지자, 거절하고 싶다는 마음이 올라왔다.
‘대표님이 사람들이랑 좀 친해지라 했는데 거절해도 괜찮을까?’
‘근데 내가 혼자 밥 먹는 것 하나 맘대로 못할 나이는 아닌데.’


혼밥을 선택한 이유

결국 혼자 먹기로 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점심으로 먹고 싶은 걸 먹고, 그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는 건 내게 큰 즐거움이다.

여러 명과 가면 메뉴 선택권이 없다.

끌리는 선택지가 따로 있었다. 주변 유명한 빵집에서 바게트와 라떼를 사서, 산책로를 걸으며 먹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 빵이 먹고 싶다. 다음에 불러달라”고 답했다.


햇살과 바람이 있는 점심

메신저를 보내고 나서는 마음이 좀 불편했다.
‘저 사람 왜 혼자 먹냐’는 말이 돌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바게트와 라떼를 사들고 산책로에 나오니 불안은 금세 사라졌다.
바람 불 때마다 흔들리는 나무, 그 아래로 살짝살짝 떨어지는 햇살을 느끼며 먹는 점심은 그 자체로 행복이었다.
힐링은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원하는 걸 선택하고 지켜낼 때, 거기서 찾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입사 후 4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모두와 잘 지낸다.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건 남의 시선보다 내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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