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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Oct 08. 2021

작은폰 노래 부르다 iPhone 13 Pro 지른 이유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이있나요오~

이런저런 유전적 이유로 손 크기가 어지간한 여자 만큼 작은 데다 엄지는 흔히 이야기하는 ‘뱀 손톱’이라 더 심하게 짧은 편. 그래서 난 일반적인 크기의 iPhone도 제대로 쓰려면 꼭 두 손으로 받치고 써야 한다. 아이폰이 커지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더라? iPhone X를 쓰는데 어느 순간 내가 아이폰을 받들어 모시고 사는 것 같아 영 기분이 별로더라고. 그래서 기회를 보던 중 iPhone 12 mini가 나오자마자 1빠로 구매했다. 

많은 즐거움을 줬던 쌈무 그린... 안녕~

컬러는 쌈무그린. 한 손에 폰이 착 감기는 게 한 손으로 뭐 하기도 딱 좋고 AP 성능도 떨어지는 게 아니라 쓰는데도 별 문제가 없더라. 주머니도 가볍고. 배터리가 좀 부족하긴 한데 뭐 그거야 자주 충전하면 되니 별 상관없지 싶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노안 (老 眼):
수정체의 탄력이 감소되어 근거리 시력이 떨어지는  변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


내게도 그 녀석이 찾아왔다. 뭐 슬슬 발동이 걸리긴 할 나이긴 한데….  뭐 심리적 타격 같은 게 있는 건 아닌데 iPhone 화면의 글자나 문자 같은 게 잘 안 보이니 좀 불편하더라고. SNS도 자주 봐야 하는데 그걸 볼라고 안경을 벗자니 너무 불편하더라. 그렇다고 누진다초점렌즈 같은 건 또 적응하기 불편하지 싶고. 고민하던 중 때마침 iPhone 13 시리즈가 출시됐고, 뭐에 홀린 듯 예약 사이트를 뒤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 폰 좀 모시고 살더라도 눈에 잘 보여야 써먹지. 마침 이전 통신사 약정도 모두 끝날 때라 통신사 이동하는 김에 더 큰 폰으로 갈아타기로 했다. 처음에는 iPhone 13 핑크색이 땡겼지만 , 역시 자고로 남자는 핑크는 불변의 진리. 이건 예약 잡기가 쉽지 않더라. 결국 할인과 이런저런 혜택을 따져 하남 스타필드 내 ‘A스토어’에서 iPhone 13 Pro 256GB를 예약해 오늘 받았다. 

아이폰, 이번에도 혁신은 없었지만 예약하고 줄설 정도로 잘팔림

내가 오프라인서 스마트폰을 사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아니 이거 뭐 예약도 줄 서서 하고 받는 것도 줄 서서 기다려야 되나… 10시 딱 맞춰 갔는데도 30분은 기다렸네. 일단 일하러 가기 전 얼른 폴 바셋에 들러서 활성화를 시작했다. 

옆의 글로시한 면에 나무 결이 비치니 꼭 타이거 메이플 같다. 

확실히 미니보다 크구나. 매트한 재질의 12 시리즈와 달리 옆구리도 빤질빤질 글로시해졌고. 확실히 mini보다는 무겁다. 크기도 크기지만 그만큼 배터리 크기가 큰 탓이겠지. MacBook Air에 연결해 활성화시키다 보니, 지난번에도 이랬나? 웰컴 화면이 좀 바뀐 것 같기도 하고. 

원래도 이런 말이 나왔었나? 저번에 대충 봐서 아리까리 하네

신청한 세븐 모바일 USIM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일단 아직 기한이 남은 SKT USIM을 끼우고 껐다 켜니 신호가 잡힌다. 예이!!! 인스타랑 페이스북 보니, 아 이제 좀 보이는구나. 하지만 일단 일하러 가야 해서 잠시 봉인. 

카툭튀 맞고요. 렌즈도 다 커졌다. 흠....

일 마치고 집에 와서 다시 찬찬히 보니, 와 카메라가 렌즈도 그렇고 좌우 상하로 엄청 커졌다. 이거… 카메라 커버를 씌워야 하나 좀 걱정이 되는 부분이지만 뭐 어때. 그럴라고 AppleCare+로 24만 원씩 낸 거 아닌가. 


일 끝나고 능라도 가서 냉면 먹을 때 사진을 찍어봤는데,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망원 모드 사진이 좋긴 하더라. 화질도 제법 선명하고. 새로 추가된 카메라 프리셋 촬영 기능도 좋더라고. 손으로 슥슥 넘겨 마음에 다는 톤의 카메라 모드를 찾으면 되니까 편하기도 하고. 

특히 저조도의 암부 디테일은… (몇 년 된 제품이긴 하지만) 똑딱이 카메라는 뭐 이제 댈 것 도 아니더라. 이제 뭐 저가 똑딱이 시장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iPhone 13 Pro부터는 동영상 ‘시네마틱’ 모드를 지원한다. 이걸 사용하면, 시네마틱 모드로 이미 찍어놓은 영상에서 프레임 내의 다양한 피사체의 포커스를 후보정으로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데… 대단하다 싶기는 하지만 뭘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나중에 시간 내서 느긋하게 연구해 봐야 할 기능.  

뭔가 이미지 보정을 인위적으로 해주는 느낌은 들지만 그래도 맘에 듬

그런데 사진을 확대해 디테일을 보니, 뭔가 이펙팅을 한 ‘너낌적인 필링’이 좀 느껴진다. 언샵마스크 같은 게 기본적으로 적용된 것 같기도 하고. 줏어들은 말로는 AI 알고리즘으로 사진 디테일을 살려준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게 어디야. 

시에라 블루에서 핑크로 변신!

제일 처음 폰을 바꾸겠다고 마음먹었을 때의 핑크에 대한 열망은 애플 정품 실리콘케이스로 해결. 이번 A스토어 사전예약 프로모션 중 하나가 애플 정품 실리콘 케이스 할인이었거든. 애플 정품 케이스 비싸긴 하지만 원래 색 잘 뽑기로 유명하지 않나. 시에나 블루도 예쁘기는 하지만, 일단 핑크 케이스 씌워 놓고 써보련다. 


사전 예약해 놓은 iPhone 13 Pro 수령을 기다리면서 그동안 내가 썼던 아이폰에 대해 한번 반추를 해보았다. iPhone 3s로 시작해 iPhone 4s, iPhone 5, iPhone 6s, iPhone 8, iPhone X, iPhone 11 Pro, iPhone 12 mini….. 와… 한 대에 120 만원만 잡아도. 스마트폰에 거의 천만 원을 넘겨 썼네!. 심지어 이번에 산 iPhone 13 Pro는 AppleCare+를 포함하지 않아도 현재 내 MacBook Air에 AppleCare+를 적용한 값보다 비싸다. 거참…. 이번 iPhone은 괜히 욕심 내지 말고 한 2~3년 꾸준히 써야지… 음… 그게 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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