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게하 소호259 10살 생일, 공유 오피스 '워크로드' 체험기
4년 전 올렸던 콘텐츠 '미시령 옛길, 걸어서 넘어본 적 있나요?'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나름 나만의 취미는 '미시령 옛길 트레킹'입니다. 트레킹을 마친 후, 늘 내 종착지는 속초시외터미널 뒤의 게스트하우스 '소호 259'. 처음 미시령 옛을 넘기 시작한게 2015년인데, 처음 완주한 후 씻고 맥주를 마신 곳이 소호259니 어느새 열 살이 되었네요.
이후 코로나 19 사태를 제외하면 1년에 두 어번 방문했는데요. 이걸 단골이라 해야 하나 싶지만, 단골 게하 '소호259'가 어느새 오픈 10주년을 맞이했어요. 나 역시, 소호259에서 투숙객들을 부르는 '소둥이'인 만큼 가보지 않을 수 없죠!
이래저래 축하 파티 할 겸 속초로 날아갔습니다. 이른 봄인데 갑자기 날이 확 따뜻해져 차안이 후끈후끈 하더라고요. 첫날 사장님과 같은 방 게스트 한 분과 조촐한 파티를 마치고 다음날, 점심을 먹은 후 '소호259' 건물에 새로 오픈한 공유 오피스 '워크 로드'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 두시간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소호259를 기획한 사장님의 생각이 느껴지더라고요.
처음 소호259에 들렀을 때 벽에 붙어있던, '우리 인생이 뭔가 비뚤어지고 어긋난다고 느낄땐 소호259에서 낮잠을 잘것'이라는 문구를 보고 마음이 울컥 했었어요. 그리 잘 풀리지 않은, 내가 해도 되나 싶은 말이긴 해도 말이에요. 사실 세상살이가 많이 생각해 봐야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힘들고 고민이 많을 땐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것 보다는, 일단 다른거 접고 맘 편하게 잠을 자던 멍때리던 하다 보면 의외로 길이 보이게 마련이거든.
그러기에 소호259는, 제게 있어 최고의 장소였어요. 강동구에 사는 만큼, 속초는 두시간 정도면 바다 보며 힐링할 수 있는 최고의 도시잖아요. 속 시끄럽고 마음 복잡할 땐 만사 집어치우고 노트북에 잠옷만 챙겨 와서 속초 소호로 날아오면 마음이 편해지곤 했어요. 최소한 스윗한 사장님의 웰컴 인사를 받고 쉬다 밤에 속초 해변에서 술 한 잔 하면 의외로 잘 풀리기도 하더라고요.
워크로드에서 끄적거린지 한 시간이 좀 지났어요. 나 같은 프리랜서에게 소호259 워크로드는최소한, 강원도에서는 여기보다 좋은 공간이 없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노트북이랑 충전기만 있으면 쾌적한 공간에서 원고를 쓰거나 일을 할 수도 있고 복사기나 프린터도 마음껏 쓸 수 있어요. 그래픽 디자이너나 영상 편집자를 위한 커다란 모니터도 꽤 여러 군데 마련되어 있고. 마음 같으면 소호에서 속초 한 달 살기 해도 될 정도? 소호259에서 이야기하는 '속초 워케이션' 하기에 정말 좋은 공간입니다.
힘든 시절입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겨내고 삶을 이어나가야겠죠? 인생이 뭔가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자꾸 찐빠가 난다는 생각이 들면, 한 번쯤 속초 소호259에 체크인하고 낮잠을 주무세요. 일이 있다고요? 그건 워크로드에서 하면 되니까요. 혹시 알아요? 여기서 고민하던 일이 술술 풀리고 아이디어가 샘솟을지... 전 이제 자러 가렵니다. 자고 일어나면 뭔가 나아지겠지요. (뻥입니다. 이제 씻고 술마셔야죠.)
*이 원고는 소호259 측의 어떠한 지원도 없이, 이 공간에 반해 스스로 쓰는 콘텐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