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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Feb 02. 2021

브런치 활성화 위한 다중이 토론

나 혼자 내 브런치 비판하고 대책 세워본 결론: 지구인들이여 내게 힘을!

나는 언제 글이 쓰고 싶어 질까?


잡지 기자에서 홍보 대행사 콘텐츠 작가까지… 글로 밥을 먹고 있는 입장에서는 진즉에 고민했어야 하는 질문이다. 그런데 여태 한 번도 해본 일이 없었다. 2019년까지는 업체에서 의뢰한 원고와 잡지 청탁 원고를 쳐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웠거든. 그러나 2020년 코로나 대란으로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줄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내가 쓴 원고들을 살펴보고는 놀랐다. 아니, 조금 기가 막혔다고 할까?


뭐야. 진짜 내가 쓴 글은 하나도 없네?


잡지야 그렇다 치고, 2011년 포스코 신문에 연재했던 열 편 남짓의 간단한 칼럼과 2020년 초 영화 무크지에서 의뢰한 ‘기생충’ 음향 감독 최태영 엔지니어 인터뷰 정도 빼고는 내 이름 석자를 검색해 나오는 글이 하나도 없었다. 클라이언트의 이름으로 글을 쓰게 되는 홍보대행사 콘텐츠 작가의 숙명이랄까. 일이 많을 때는, 청탁 원고 끝나면 절대 아무 글도 쓰지 않았는데 일이 줄어드니 막상 손이 근질근질해진다. 그럼 난 언제 글을 쓰고 싶어 지는 걸까?


필요조건 1: 원고 의뢰가 들어왔나?
필요조건 2: 원고료를 받을 수 있나?
충분조건 1: 내 생각을 아카이빙 하고 싶은가?
충분조건 2: 뭔가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가?

내게 글을 쓰고 싶은 창작 욕구가 발동할 때는 크게 필요조건 두 가지와 충분조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필요조건 1,2는 내가 코로나 이전은 물론 지금까지 늘 해오던 일.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이건 못 쓰는 사람이건. 누가 시켜서 하는 거면 노 페이 노 텍스트지!!! 다만 그 페이는 꼭 돈은 아니고, 어떤 명예나 뿌듯함도 포함한다. 요즘 브런치에 내가 싸지르고 있는 글들은 충분조건 1과 2에 잘 맞는 글들이다. 이것도 목적이라면 목적인가? 


내가 요즘 가장 원하는 것은, 충분조건을 만족하는 글을 쓰면서 필요조건도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빡빡한가? 결국은 내가 좋아서 쓰는 글에 불특정 다수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원고 청탁이 오면서 페이도 받게 되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 그러려면 내 브런치 독자가 늘어야 할 거고…. 이제 내 브런치의 현실을 살펴볼 차례이다. 

그냥 썰렁해서... 앞으로 <여행한끼>에 이런 것도 올라가요

지금 내 브런치는 크게 세 개의 매거진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행한끼>는 ‘일상이 여행’이라는 테마로 인스타그램에 올릴 법한 사진에 그때 음식을 먹던 스토리를 더해 포스트 한다. <사람답게 살자>는 일상에서 겪은 것과 사회에서 생각하는 통념들을 섞어 쓴 에세이를 주로  올린다. <방구석 기타리스트의 취미 밴드 백서>는 나의 몇 안 되는 취미인 밴드 생활에서 생기는 일을 위주로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올린 지 이제 고작 두 달 된 입장에서 유입의 최고 효자는 <여행한끼>. 다음 메인에도 막 올라가는 등 유입의 첨병이다. 에라이. 톡 까놓고 고백하자. 현재 내 브런치 유입의 90%는 <여행한끼>다. 그다음은 <사람답게 살자>. 공감 포인트 몇 개가 있어서 유입은 되지만 10 단위 유입이 전부. <방구석 기타리스트의 취미 밴드 백서>는 가뜩이나 밴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가는 가운데, 코로나 거리두기로 전국의 취미 밴드들이 활동을 하지 못하다 보니 더 처참하다. 게다가 나 자신도 밴드 생활을 유지하지 못해 주제가 떠오르지 않기도 하고. 


단순히 수치적은 측면에서 내 브런치의 유입을 높이는 방법은 <여행한끼>의 글을 자주 발행하는 것이다. 역시 먹고 노는 게 짱이지. 그런데 언제까지 먹는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꺼리가 많은 것도 아니고 내가 쯔양이나 황교익도 아니지 않나. 이제 곧 시작하는 ‘슈퍼밴드’의 새로운 시즌에 맞춰 취미 밴드 이야기에 힘을 주는 것도 그리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 여자 뮤지션의 참여를 또다시 제한한 슈퍼밴드의 정책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슈퍼밴드의 인기가 올라간다고 취미 밴드 인기도 올라가겠나… 합주도 못하는데. 취미 밴드 이야기는 합주가 재개되면 직접 체험해가며 쓰면 될 일이다. 

앞으로 <사람답게 살자>에 이런 것도 올라가요. 아 저 머리카락 어쩌지 포토샵 없는데...

그렇다면 가장 가능성 있는 방법은 <사람답게 살자>를 중심으로 좀 더 나은 글을 올리는 것이다. 공감되는 주제를 선정하고 그 주제에 사람들이 동의할만한 맥락을 찾아 조금 더 쫄깃하고 흥미를 끌 수 있는 흐름을 찾아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최선 이리라.

물론 뭘 올리냐 보다 얼마나 매끈하게 잘 쓴 글을 올리느냐가 중요하겠지. ‘한 달 글쓰기 훈련소’를 하느라 매일 한 편씩 글을 쓰다 보니, 아무래도 디테일이 떨어질 수 있다. (디테일만? 설마....) 그때는 함께하는 훈련소 동기들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전에 밴드 관련 글 쓰느라 설문하고 댓글 받은 후 추첨해 음료수를 증정하는 장면. 이런거 한번 해보려고요. 

제 글을 읽는 여러분. 제 글을 읽고 지적하는데 절대 주저하지 마세요. 욕만 안 하시면 저는 다 괜찮습니다. 되려 그게 절 도와주시는 거예요. 제 글에 비평 글 달아주신 분들에게 추첨 기프티콘 이벤트 이런 것도 좀 해보려고요. 그렇다고 머리 크고 못생겼다 말을 정중하게 하지는 마시고요. 리더님도 마찬가지. 칭찬보다는 지적이 제게 기쁨을 줍니다. 아 이건 좀 에바인가. 칭찬보다는 지적이 제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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