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늘 해결했다. 더 기다려봤자 달라질 것도 없으니, 그냥 내버리자. 시원했다. 갑자기 배가 아팠다.
무인장비에 찍혔나 보다. 단속반이 범칙금을 뗀 게 아니니, 벌점은 없다. 다행인가? 벌점이 40점 넘으면 면허정지다. 나올 벌점은 30점. 선택의 여지가 없다. 3만 원 아끼고 벌점 받을까?
내가 누군지 모르니 과태료 9만 원이다. 언제더라, 과태료가 7만 원에서 9만 원으로 올랐다. 이런, 그때 위반할걸...... 그때 위반해서 7만 원 냈으면 속이 좀 풀렸겠다. 이만 원 절약할 수 있었는데.
남 탓하고 싶다. 기름값 때문이라고. 기름값이 올라 리터당 2000원이 넘었을 때 짱구를 굴렸다. 좀 빨리 가자. 내비게이션이 추천하는 경로보다 우회하지 않으니, 좀 빨리 갈 것 같았다. 당연히, 성질 급한 내 탓이다. 아니, 높은 기름값. 이러니, 좀 마음이 풀린다. 남 탓하니까. 기름값이 남인지 좀 아리송하다. 기름값이 남이구나.
몰랐다. 내가 간혹 다니는 그 길이 지방도 인지도 몰랐다. 그러니, 노란 중앙차선이 있다는 것을 날아온 과태료 사진 보고 알았다. 그렇군! 노란색. 중앙선. 넘지 말라는 표시다. 도로를 예쁘게 단장하기 위해서 했으면 좋았을 텐데, 돈도 안내고.
상한 마음을 보상받는 법. 그 길로 안 가지 뭐! 그래도 위로가 안된다. 이런 길의 단점은 평상시 교통량이 많지 않지만, 차로에 들어서는 차량들이 주로 1톤 트럭이거나, 트랙터, 어쩌다 경운기가 들락거린다. 인근 농촌마을 차량들이다. 이들이 '앞에만 서면, 난 작아진다.' 똥차인 내차 만이 아니다. 벤츠 건 포르셰 건 소용없다.
그렇군. 경찰차는 괜찮겠다. 자기들이 자기들 위반했다고 과태료 부가할까? 하나? 물어볼까? 경찰서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 에라 하고 추월했더니, 그 선이 노란 실선이다. 그래서 대범(?)한 복수를 결심했다. 나간 돈 9만 원을 보충하는 법.
커피 안마시기. 이건 노답이다. 평상시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
친구 안 만나기. 이건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다. 만나서 할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이해 관계없어 안 만나면 당신은 이미 중년이다.
주식 투자하기. 이것도 노답이다. 요즘 주식시장 안 좋다. 조만간 경기침체란다. 돈 더 잃는다.
어라. 나간 9만 원, 가출했군! 그래, 점심값 아끼자. 차액이 9만 원 될 때까지...... 소심한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