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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의 미도리 Feb 20. 2021

바다의 생각

무서운 심연을 품은 채 모습을 바꾸는 밤의 바다와 햇빛이 수평 선위에서 살며시 부서지는 정오의 바다.


밤에도 낮에도 바다는 변하지 않지만, 바다가 품는 생각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그 해에 내가 보았던, 어둠 속의 보석처럼 빛났던 파도의 잔해는, 나를 어루만지는 듯이 졸졸졸 흘러갔고, 오로지 달빛에 투영되어 주변의 모든 것들을 고요 속에 품어버렸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서 존재할 뿐이다. 바닷물이 잔잔하게 파도를 일렁이며 늘 그 자리에서 흘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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