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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의 미도리 Jan 07. 2019

텅 빈 포화상태.

 나를 이루는 것들이 허공에 떠다니듯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스칠때, 모든 감각에 예민해지며 그 포화상태의 감각이 글로써 완성되려 하고, 나를 진공상태의 고요속으로 끌고 간다. 나의 마른 입술이 차가운 입김을 내뱉고, 코 끝에서부터 미간까지 통증이 몰려온다.

 내 주변의 것들, 나를 스쳐지나가는 사물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그 공기에 영향을 받는 나 자신을 외면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사유를 멈춰왔던 것 아닐까. 나만을 신경쓰기에도 너무나 바빴기에. 하지만 너무나 무서운 사실은 바로, 내가 사유를 멈추는 순간 나는 시체가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껍데기안에서 안일하게 살아가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그 무언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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