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에 짓눌린 날숨
창문 넘어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고 서있는 장미꽃들이 서로 좁아터진 꽃병 안에 몸을 짓 이겨 넣은 채로 소나기를 생각한다. 마치 억지로 붙여놓은 것처럼 단단하고 촘촘히 맺혀있는 빗물들에 꽃잎들이 전율한다. 꽃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병에서 꺼내 마침내 바닥에 풀어놓았다. 가시에 찔리고 피가 난다. 밤을 맞이하는 장미의 짙은 분홍빛과 빗물을 등진채 고개 숙인 잎들.
장밋빛 피가 눌어붙은 듯한 나의 피부가 동맥 안을 가득 메우고 있어 도무지 피가 통하지 않는다. 나는 분명히 숨을 쉬고 있는데, 나의 날숨들이 모여 오히려 나를 짓누르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