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온기가 부재하는 동안에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너에게

by 사월의 미도리
일러스트 by Midori of April

마음이 고장 났다는 건,
나무의 녹색이 더 이상 녹색이 아니고,
하늘이 더 이상 푸르지 않다는 것.
나를 지탱할 수 있는 단단하고 끈끈한 온기,
손에 쥐어보고 싶다.
세상은 네가 없어도 잘 흘러가는구나.
부자연스럽게, 혹은 자연스럽게.
바람이 차다, 나무는 푸르른데, 바람은 춥다.
하늘은 푸르른데, 이 곳은 텅 비었다.
너 하나의 부재가 세상을 잠식시키기에는 부족했나.
자연스러운 것을 찾고 싶다
바닷바람에 점차 부식되는 둔한 돌멩이처럼,
내 마음은 멍청하게 단단한 채로, 점점 소실된다.
너의 마음은 타들어가다 못해 없어졌던 것일까.
한 줌의 재가 되어,
이미 너 안에 부재의 대상이 되어버린 너의 온기.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닷물에 잠겨,
앞을 보고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오래 있고 싶다.
파도의 결이 피부를 간지럽히는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
차가운 물속의 온기를 가지고 싶다.
일말의 희망도, 삶의 당연한 공기도, 심장 속의 오한도,
모두 놓아버릴 수밖에 없었던 너에게 가고 싶다.
내 눈물로써 너를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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