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며

by 사월의 미도리

두 발이 자전거의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실종된 지 오래된 별들을 대신해 밤을 밝히고 서 있는 가로등의 불빛들이 내 시야를 가로지른다. 해가 저물었지만 여전히 더운 나무들 사이로 차 한 대 없는 도로에 가로등이 명암을 그려 넣는다. 낮동안 태양 아래서 뜨겁게 달궈졌을 공사 현장의 모래들은 밤이 내쉬는 숨에 몸을 뉘인다. 자전거에 속도를 가하자, 줄지어선 불빛들이 직선이 되고,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이는 밤의 정경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뉘인다.

산에 난 풀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처럼, 그리워할 대상이 있다는 건, 나의 피를 따뜻하게 데워줄 무언가가 내 안에 존재한다는 것. 추운 겨울 공기가 안개가 되어 가로등 위에 둥둥 떠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서운 아침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