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이었다가 오른손이었다가,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 지어 몸을 사용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손가락이 닳아 굳어버려, 어쩔 수 없이 펜을 잡기 위해 왼손잡이가 되어야 했다.
우리 엄마도 그랬을 것이다.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구분할 수 조차 없는 단단한 시간 속에서 엄마의 눈은 회복할 수 없는 흉터가 되었다. 먼 훗날, 이미 부재한 대상이 되어버린 왼쪽 눈은 한때 어린 엄마의 시야를 담아내고 꿋꿋이 견뎌내고 있었을 것이다. 하늘이 벽이 되고 땅이 회색빛 하늘이었던 그 시간들을 엄마의 두 눈은 꾹꾹 눌러 담아 기록하고 있었을 것이다.
피부에 달라붙은 진득한 표피일까. 엄마를 감싸고 있는 저 장막은. 신기루일까, 혹은 엄마의 피부 표면에 진득하게 달라붙은 나무 고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