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랭클린플래너 Apr 07. 2021

나 자신을 존재로 바라봐주기

FRANKLIN LETTER 01_이영선 박사

봄날의 새순과 함께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비대면 수업과 미팅이 일상이 되고 마스크가 스마트폰만큼이나 챙겨야 할 필수품이 된 코로나 2년 차 2021년의 봄도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진풍경이지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이 또한 적응해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나의 인생이 어떤 지점을 지나고 있던지 간에 쉽지 않은 질문이자 동시에 무시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대학만을 바라보며 견뎌내고 있는 이 땅의 고등학생들에게도, 그 견뎌냄 끝에 들어온 대학에서 복수전공과 사회진출 준비로 허덕이고 있는 대학생들에게도, 바늘구멍 같았던 취업전선을 뚫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에게도, 숨 쉴 틈 없이 빡빡하게 주어진 업무를 해내며 결혼과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30대 직장인에게도, 경쟁사회에서의 생존을 위한 긴장에 내 몸을 던지면서도 만만치 않은 아이의 학원비만은 최우선으로 두는 이 땅의 부모님들에게도, 퇴직과 인생의 모작에 직면한 현실에 휘청이고 있는 베이비부머에게도, 살기 위해 침침한 눈으로 스마트폰을 배우고 있는 노인에게조차도 그렇습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인생의 수많은 지점들을 통과하며 경험했던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결과물일까요? 아니면, 나는 학생, 직장인, 엄마, 아빠, 친구, 딸, 아들일까요? 나를 둘러싼 상황과 내가 했던 경험, 혹은, 내가 맡고 있는 역할들은 나를 표현하는 일부일 수는 있지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이 되기에 충분치 않습니다. 이 질문은 이러한 사회적 자아로서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을 넘어서 진정한 자기 자신(self)에 대한 주체적 자아개념을 묻는 질문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우리가 했던 경험이나 우리가 맡고 있는 역할 밑에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어느 지점을 지나고 있든 간에, 우리가 깨닫던 깨닫지 못하든 간에, 존재로서의 진정한 자아는 분명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겉으로 보이는 ‘실행의 관점’으로만 삶을 바라보기 때문에 ‘존재로서의 나’는 우리의 경험이나 역할에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실행의 관점’만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 삶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우리는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내려 애씁니다. 코로나, 경기침체, 인구절벽의 가속화 등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이 녹녹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현재의 희생을 당연시할 만큼 강력합니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상대적 박탈감은 우리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킵니다. 물론 소확행으로 이 불안에 대처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또한 또 다른 실행의 관점일 뿐입니다. 이 관점만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 삶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는 만족할 수 없는 불안의 악순환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지쳐갈 수밖에 없습니다. 


존재의 관점은 우리 각자의 소중한 인생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관점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많은 사람들은 존재에 대한 관점으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지 못합니다. 존재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자연스럽게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이끕니다. 삶의 주체로서의 나를 생각해 보고, 내가 어떤 결을 가진 사람인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지 성찰해 보는 것은 진정한 자신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익숙하지 않은, 어쩌면 한 번도 깊이 있게 해보지 못했던 성찰들이기에 중요한 관점이라고 느껴지면서도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며 살다가 나를 잊는 상황을 만들지 말자!”

“내가 진짜 누구인지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논할 수 있을까? 진정한 나 자신과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 용기 내 보겠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만 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왔던 나 자신에게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매일매일 자신에게 던져보겠다!” 


지난 시간 제가 맡은 수업에서 복수전공과 사회진출 준비로 허덕이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이 이 존재의 관점으로의 성찰이라는 어려운 도전을 시작하며 남긴 다짐들입니다. 이러한 귀한 다짐들이 원하는 결과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 자신과 우리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패러다임프레임가정전제를 용기 있게 적극적으로 탐구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의식하든 안 하든 우리는 우리의 경험 안에 우리의 경험 덕에 생성된 프레임으로 나와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나의 프레임에 감사해보기도 하고, 또 내가 그 제한된 프레임으로 놓쳤던 부분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 나의 프레임에 추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는 것으로 인생에 중요한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나 자신을 존재로 바라봐주는 이 내면 여행에 동참해 보시겠어요? 지금까지의 삶의 경험들 속에 녹아있는 여러분만의 프레임을 확인하시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_프랭클린플래너 멘토. 이영선



작가의 이전글 대표님, 브런치에 글을 올릴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