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5. 검인檢認으로서의 Probate

5. 검인檢認으로서의 Probate         

 


5.1. 상속에 있어서 미국과 한국의 행정적인 차이


한국은 가족관계 증명서나 호적과 같이 가족 및 친족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행정문서 및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행정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국가이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상속이 발생할 경우 피상속인의 해당 자산이 누구에게 상속되어야 하는지, 상속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하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따라서 아주 특별하고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서는 상속을 위한 별도의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속등기라는 행정절차를 통해 상속의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과는 전혀 다른 행정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미국에서는 상속이 발생할 경우 누가 상속자인지, 누가 직계 후손인지, 피상속인의 혈연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가족관계는 어떠한지, 이에 따라 상속의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다. 따라서 일정 금액 이상의 상속이 발생할 경우 Probate 법원의 청원을 통해서 Probate 과정을 밟아 상속을 처리하게 된다.      


     

5.2. 검인으로서의 Probate


한국에서는 상속행위가 발생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상속을 받게 되는 당사자들끼리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상속인들 사이에서 상속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경우 법원이 상속에 관여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상속자산의 가액이 해당 주가 정한 일정한 금액이 넘을 경우, Probate 법원이 Probate이라는 절차를 통해 상속에 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때 probate의 기준이 되는 금액은 뉴욕 주의 경우에는 5만 달러, 텍사스 주는 7.5만 달러, 캘리포니아 주는 15만 달러 등과 같이 주에 따라 다르며 그 금액은 해당 주의 정책에 따라 변동이 가능하다. 미국이란 나라의 경제 규모와 현재의 화폐가치를 감안하면 probate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 일반인이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피상속인이 생전에 미리 준비를 해두지 않은 경우, ‘상속의 발생 = probate의 발생’이라는 달갑지 않은 등식 하나가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probate의 의미

Probate은 어떤 서류나 대상을 ‘검인(檢認)’한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인데, 여기서 말하는 probate(검인)이란 상속과 관련되어 법률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어로써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Probate(검인, 檢認): 법원이 유언 증서나 유언의 녹음을 개봉하여 조사하고 확인하는 일 또는 그런 절차를 말하는 것으로 유언 증서의 존재를 분명하게 하고 위조나 변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Probate 법원의 권한은 위에서 설명하고 있는 검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발생하는 상속재산관리(Administration of Estates) 절차에 또한 포함하고 있다. 주(State)에 따라서는 Probate 법원의 Probate 담당부서에서 상속재산뿐이 아니라, 성년후견제도와 관련된 절차의 진행과 관리감독 또한 담당하기도 한다. 

성년후견제도란 다음과 같다.     


성년후견제도成年後見制度: 질병, 노령 등으로 정신적 제약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후견인을 선임하는 제도로써, 영어로는 Conservatorship이라 하고 legal guardianship for adults with disabilities 또는 legal guardianship for adults with mental illness로 나타내기도 한다.     


사실 일반인에겐 상속법 상의 용어인 ‘검인’이란 단어가 생소하기 마련이고, 설혹 들어본 것 같다 해도, 한글로는 검인이라고 동일하게 표현되는 비슷하지만 다른 뜻을 가진 단어와 혼동하기 십상이다. 일반사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동음의 검인이란 단어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검인(鈐印): 관청에서 쓰는 도장을 찍는 일

검인(檢印): 서류나 물건을 검토한 표시로 도장을 찍는 일 또는 그 도장. 지은이가 자신이 지은 책의 발행 부수를 확인하기 위하여 판권장에 도장을 찍는 일 또는 그 도장. 영어로는 seal(stamp) (of approval).     


또한 '검인'이 '공증(公證, notarization)'과 다른 점은, 검인은 법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공증은 법원이 아닌 사적 공증인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y. SunHee Kim

(저자는 모토롤라를 거쳐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10여 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뉴욕으로 건너와 미국연방세무사(EA) 자격을 취득하였고 미국 회계사(AICPA) 시험에 최종 합격하였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회계(International Accounting)과정을 수료하였으며 롱아일랜드대학교(Long Island University, New York) 대학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석사과정을 전과목 만점으로 수석 졸업하였다. 현재는 뉴욕에서 회계 업무와 데이터 분석 업무의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NOTE: All information contained in this article is not intended for legal advice and it is not a substitute for legal advice. Please be advised that consult with your attorney for the exact information and the most up-to-date estate-planning.      

매거진의 이전글 4. 상속과 Probat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