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쟁이에게 있어 ‘무엇인가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란 ‘그것을 글을 대하듯 읽어 내리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견해와, 그것을 표방하는 것도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써 찾아본다면 글쟁이와 심리학자, 사회학자 그들 모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괜한 것에 대해서 쓸데없이 많은 생각을 한다."는, 공통적이면서도 보편타당한 특성을 찾아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생각과 말빨’을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치려는 사람인 반면에 글쟁이는 ‘감성적이고 감상적인 생각과 글빨’을 기반으로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하려는 사람이라서, 글쟁이는 카타르시스에 대해서조차 좀 더 감상적이고 감성적인 가치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
글쟁이는 그들이 부여하는 이러한 가치에 대해 ‘인간적인 것’이라는 채색을 입히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니 글쟁이라는 옷을 몸에 걸치고 돌아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현실에서의 이성적인 현상이나 합리적인 상황에서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비현실적이거나 초현실적인 세계에서의 실체라는, 자신조차도 납득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리곤 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