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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로스의 날개, 하늘을 난다는 것에 대한 고찰

이카로스의 날개, 하늘을 난다는 것에 대한 고찰

이제 하늘을 난다는 측면으로 눈을 돌려 <이카로스의 날개 이야기>를 살펴보자. 머리 위에 펼쳐져 있는 파란 하늘을 날아다니고 싶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가진 꿈의 하나이다. 그리스 신화와 로마의 신화에서는 <아폴론의 전차>나 <헤르메스의 날개 신발>과 같이 신화적인 도구를 이용해서, 오직 신들만이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신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직접 보았던 사람들이나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람들 중에서는 나름 탁월한 능력을 가졌던 이들이 있었고, 그들 중에 몇몇은 “나도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꾸었던 것 같다. 여기에서의 커다란 전제는, 하늘을 날겠다는 아주 비범한 꿈을 꾸었던 그 또는 그녀는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을 넘어 몹시 ‘뛰어난 인간’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하늘을 나는 이야기’는 그저 신비롭기만 한 ‘신화’로만 들렸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우리 인간에게는 '하늘을 나는 것에 대한 동경과 욕망'이 본능으로 내장되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물리학적인 이유와 인간의 육체적 능력의 제한으로 인해 그것은 결코 발현되어서는 안 될 '감춰진 비밀의 본능(hidden secret instinct)'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인간들은 그런 것에 대해 ‘막연한’이란 수사를 덧붙이고 있다. 따라서 이런 식의 ‘막연함’에는 ‘체념’의 의미가 어느 정도 포함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지극히 소수의 사람들은 그 본능이 쌓아놓은 울타리를 넘어설 수 있는, 그래서 '신적'이라고 불릴 만큼의 탁월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고 있다. 그런 능력은, 비록 어느 정도의 후천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며 세상은 그런 사람들에게 ‘천재’라는 단어를 붙여 부르고 있다. 하지만 신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일종의 변종 인간일 뿐일 수 있으며 대게의 경우 그들은 ‘열외자(列外者)’ 또는 ‘이상치(異狀値, outlier)’로서 ‘범위를 벗어난 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 α ――――――     


하늘을 날아다녔다는 신들이 전차라든가 신발과 같은 도구를 이용했다는 것은 인간의 간절한 꿈이 찾아낸 ‘하늘을 나는 수단과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이기에 그 의미를 높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하늘을 난다는 것은, 적어도 인간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가 하늘을 날기까지는, 그들 부자보다 앞서 살아갔던 온갖 뛰어난 재주를 가졌던 사람들조차도 단지 꿈으로만 꿀 수 있었던 신화 속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난다는 행위에 대한 다이달로스의 방법은, 비록 과학적인 것과 비과학적인 것이 그 이야기 속에 혼재되어 있긴 하지만, 다분히 구체적이라 할 수 있다. 다이달로스는 미궁에 갇힌 채 새가 나는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하였고, 떨어진 새의 깃털을 모아 밀랍이라는 접착제를 사용하여 일일이 이어 붙여, 그들의 몸을 하늘로 띄워 올릴 수 있을 만큼의 부력을 생성할 수 있는 날개를 만들었다. 물론 이것을 과학적으로 깊게 들여다보면 그 방법과 근거에서 큰 부족함이 발견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카로스와 다이달로스(Icarus and Daedalus)

다이달로스가 아들 이카로스의 어깻죽지에 새의 깃털을 모아 밀랍을 녹여 붙인 날개를 달고 있다. etching by Giovanni David, 1775,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City, 출처: WikiMedia Commons     


하지만 날개라는 구체적인 ‘무엇(what)’과 오직 날아올라야만 미궁을 탈출할 수 있다는 ‘왜(why)’, 그리고 새의 깃털과 밀랍을 이용한다는 ‘어떻게(how, 방법론(methodology))’가 체계적으로 박자를 맞추고 있는 이야기의 서술 구도와, 숫자적으로는 이천 연도 훨씬 넘은 아주 오래 전에 살았던 인간이 가졌을 만한 지식의 정도를 고려해 본다면, 다이달로스의 관찰에 기반을 둔 날개의 제작 과정과 방법은 충분히 실용성을 기반으로 과학적인 접근을 통한 것이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뉴욕에서, Dr. Franz Ko(고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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