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의 출생과 가족, 그리고 어린 시절에 대해
카라바조(Caravaggio, 1571.9.29-1610.7.18.(?))가 살아간 시대의 특징 중에 하나는 흑사병의 유행이 거의 끝나가던 무렵이란 것이다.
끝나간다고 해서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쯤에서 독자들은 흑사병이 카라바조의 삶에도 모종의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점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카라바조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흑사병이 카라바조에게 새겨 넣은 죽음의 트라우마’를 이해해야 한다.
흑사병은 중세 유럽을 죽음의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이때의 흑사병을 단지 14세기에 국한된 전염병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은 14세기에서부터 17세기에 이르기까지, 학자에 따라서는 1346년에서 1671년까지, 규모가 크든 작든 거의 한 해도 빠짐없이, 유럽의 어느 지역에선가 반드시 출현하여 그 지역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치명적인 전염병이었다.
통상적으로 중세를 5세기에서 15세기까지라고 보기에 흑사병(14세기-17세기)은 중세에서부터 초기 근대(16세기-18세기)까지, 약 3세기라는 긴 시간 동안 유행한 전염병이지만 통상 [중세 흑사병]이라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문헌에 따라서는 중세 흑사병을 14세기에 창궐했던 흑사병(黑死病, Black Death) 또는 역병(Plague, 플레이그), 대역병(Great Plague, 그레이트 플레이그) 사태를 일컫는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중세 흑사병은 1346년에 유럽의 동부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1353년까지 유럽 전역을 강타했던 대규모 전염병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유럽을 죽음의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흑사병은 14세기에 시작하여 17세기까지 유럽 곳곳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염병이다.
그중에서도 14세기인 1346년부터 1353년까지의 유행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았기에 ‘중세 흑사병 = 14세기에 유럽을 휩쓴 전염병’이란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흑사병이 유행하던 시기를 문화적 암흑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은 그와 다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르네상스(The Renaissance, 14th to the 17th century, 학자에 따라서는 14세기에서 16세기)는 인류가 흑사병의 고통을 앓고 있던 시기에 인류가 쟁취한 문화적 진보이자 혁명이었다.
흑사병의 시기(14세기-17세기)와 르네상스 시기(14세기-17세기 또는 14세기-16세기)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은 커다란 어려움 속에서도 화려한 꽃을 피워낼 수 있는 아주 불가사의한 존재라는 것을 이와 같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르네상스가 인류를 중세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도록 했다고 말한다.
또한 르네상스는 인류를 흑사병의 고통을 견디고 이겨내도록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르네상스는, 중세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인류가 흑사병을 견디고 이겨내면서 이룩한 가장 소중한 문화적 혁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