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기다리며 살아가기

나무, 기다리며 살아가기


난 언제나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지


바람은 늘 다가왔지만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볼 틈도 없이

그냥 지나가 버리더군

그냥 그뿐이었어 바람은


더 이상 묻지는 마

가물거리는 것은

기억하지 말라는 거야


바람을 더듬으려는 건

그저 집착일 뿐이야


꽃이 다가온 적도 있었어

멀리서도 알아, 그게 꽃이라는 건

향기가 있거든, 그 꽃만의


영혼에 새겨진 꽃의 향기는

레테의 강물을 마시더라도

그냥 지울 수 없게 돼


살아보니 알 것 같아

기다림은 나무 같다는 걸,


그 자리를 지키다가 보면

뿌리가 자라나서

움직일 수 없게 되거든


삶의 아이러니는

그래야만 기다릴 수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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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길지만 짧은 여정이다, 삶이란 건.

검은 밤하늘에 뿌려 놓은 별들과도 같은

지나간 시간들과 인연들,

저 별, 어디에선가 내려다보면

삶은 나무와도 같은 것이지 않을까.

인지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것이기에

크게 디딘 여행의 걸음조차

지나는 바람이 그저 일으킨

미세한 떨림 같은 것이지 않을까.


그래 삶은 나무 같은 게지

하루의 햇살을 맘껏 기다리듯

무언가를 끊임없이 기다리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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