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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rang Feb 07. 2023

육아의 신비

55개월


확실히 달라졌다. 55개월, 우리 나이로 6세가 되니 말과 행동이 격해져다.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인사도 하기 싫어하고, 말대꾸도 늘고 심지어는 때리는 시늉을 하거나 실제 때리기까지 한다.  장난으로 툭치면 똑같이 뚝친다, 손으로 건들면 손으로 발로 건들면 발로. 찡그린 표정과 온몸에 힘을 실어서 되갚아준다. 그러다 괜히 버릇없다며 혼내는 일도 일쑤다. 


말은 또 언제 늘었는지 한마디도 안 진다. 여섯 살 아들 한번 이겨보겠다고 이 논리, 저 논리를 들이밀고 모르는 단어까지 써가며 발버둥 치는 나를 알아차릴 땐 현타가 온다.  어디서든 이러는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의젓하고 손 갈 때가 없다면서 칭찬일색이다. 이러는 걸 보면 주아도 장소와 사람을 봐가면서 응석을 부리는 건데 사회생활은 나보다 위인 듯 다.


요즘은 육아 용어로 아이들의 미운 시기를 일춘기부터 사춘기로 구분한다는데 걸음마 시기와 서너 살, 초등학교 입학 시기 그리고 청소년 시기를 말한다고 한다. 주아는 이춘기를 지나 삼춘기를 향해 가는데 벌써 이러며 진짜 삼춘기 시절엔 어찌해야 할지 겁이 난다.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로 보면 주아 나이 때를 주도성과 죄의식이 형성되는 3단계 시기라 부른다. 신체와 인지능력이 발달하며 목적을 가진 행동을 하는 시기라고 하는데 아이의 행동을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주도성과 죄의식이 형성된다고 한다. 아이의 호기심을 격려하고 기회를 주고 인정해 주면 주도성이, 행동과 호기심을 억압하고 무시하면 죄의식이 발달한다고 한다. 주도성 발달은 물론이고 죄의식도 도덕과 양심의 기초가 되는 것이므로 조화를 이루며 발달해야 한단다. 


그러니까 주아의 행동을 다그치거나 억누르지 말고 일단 하고자 하는 행동은 격려하고 지지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걸 인정해도 안 되는 것이고. 도대체 어쩌란 건지…   

  

해도 되는 일과 해선 안 되는 일 사이,

예절과 장난 사이,

기다림과 조급함 사이,

단호함과 이해 사이.

부모는 그 사이에서 팔 벌린 인형처럼 양쪽으로 밀리고 당기는 존재 같다. 다만 다리가 고정된 인형은 다시 제 균형을 찾듯 좋은 부모도 그러해야 한다는 것.      


이젠 좀 편해지겠지 마음 놓고 있으면 또 다른 과업을 주는 육아의 신비. 과연 그 끝이 있기는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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