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랭코 Jan 15. 2022

리서치 리스트 만들기

대화카드 만들기 프로젝트

리서치 리스트 만들기

매일 10분에서 1시간씩 틈날 때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차근차근히 즐거움을 쪼개서 하나씩 해나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초콜릿 박스를 받아 들고서 매일 생각날 때 하나씩 꺼내먹는 기분이랄까요. 구겨진 필름 포장지 여러 개를 펼쳐놓고 수집해볼까 하고 한낮에 반짝반짝 비춰보는 그런 장면이 떠오릅니다. (아 그렇지) 다시 프로젝트로 돌아와서 이번 주부터 풍부한 가능성을 두고 리서치 리스트 만들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분류는 책과 영화, 제품과 웹 자료를 두고 정리 중인데요. 다만 처음부터 양에 너무 압도되지 않게 되도록 천천히 판단하고 성실하게 소화하면서 새로운 목록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화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도 흥미롭다고 판단한 것도 목록에 적극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나 소재에서 받은 영감으로 더 재미있는 것, 더 오리지널 한 방향으로 선회할지도 모른다는 직감을 발휘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프로젝트 워크 로그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휴대폰이 우리에게 빼앗는 것이 바로 그거예요. 그냥 앉아 있는 능력. 그냥 한 사람이 되는 것, 왜냐하면 인생의 저변에는 그것이, 공허감이, 영원한 공허감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것을 안다는 건 허무를, 내가 혼자라는 것을 수용하는 것입니다. 그게 저 아래에 있다는 걸 말입니다.

─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셰리 터클


이번 주에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데 있어 배움 점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읽고 있는 책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서 읽은 내용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화에 관해 폭넓은 시야와 영감을 받아 꽤 신세 지고 있던 차에 다음 챕터에서 작가는 대면 대화에 앞서 개인의 고독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하면 불가피하게 어떤 기대나 방향에서 시작하게 되는 데 이 프로젝트에서 고독이라는 개념은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낱말이었거든요. 기존의 리서치 리스트 작업도 돌아보니 뭔가 미리 염두에 둔 답안에 어울리는 것 위주로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워크 로그를 통해 과정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보니 실패를 줄이기 위해 안전한 선택지에 매력을 느꼈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한 동안 이 고독 파트를 외면했는데 다시 생각해기로 했습니다. 대화카드 프로젝트에 녹여낼 방법을 찾거나, 추후 어울리는 문구/기록 프로젝트에 연결 짓는 것이 어떨까 하고요. 조금 적고 보니 이리저리 흔들리는 얄팍한 마음의 민낯인 거 같아 부끄럽습니다. 워크 로그에 이런 마음의 장면을 남기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은 이번 주의 선택을 붙들고 계속 기록해나가려고 합니다.




프로젝트의 순서 없음

1인 프로젝트는 사실 순서대로 선형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혼자서 면면들을 정신없이 돌봐야 하기 때문에 효율과 비효율을 오가며 어떤 것은 계획과 달리 순서 없이 무차별적으로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운영 측면에 능숙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유연하게 보고 나가는 것 말고는 어찌할 도리가 없군요. 그중에 하나가 사이즈 리서치입니다. 우선 결과물이 카드 형태다 보니 프로젝트 중후반에 카드의 사이즈나 소재, 디자인 같은 것들을 정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세를 많이 지고 있는)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읽으며 우리의 대화를 위태롭게 하는 스마트폰의 존재와 기술 위협에 관한 세계관을 받아들인다면 자연스럽게 카드 사이즈는 스마트 폰 정도가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연구한 사이즈라면 손에 잡히는 훌륭한 감각도 빌려올 수 있고, 플레이할 때 카드 케이스를 휴대폰 보관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당분간 카드 사이즈를 고정해둔 상태에서 몇 가지 디자인 스케치를 진행해볼 생각입니다.




다음 주 계획: 설문

이번 주에 발견한 제 내면의 확증편향적인 관습을 떨치고 책을 넘어 대화에 관해 사람들에게 좀 더 폭넓게 질문을 던져볼 생각입니다. 온라인 설문을 구축해서 실제로 이 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분들께 전해보려고 합니다. 얼마나 많은 답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깊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만들어보겠습니다.



워크로그는 일주일에 한 번 작성합니다.
책 이야기는 따로 모아서 전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을 확인해주세요.
소로우의 유명한 인용문이 책의 중심축을 이룹니다. 고독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도 환영합니다. 만세! 
사이즈 리서치, 아이폰 13프로 사이즈에 맞춰 종이를 잘라 노트에 붙였습니다. 재미있지만 고민은 커지는군요. (흠)
매거진의 이전글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