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단단해지는 연습

마음 근육 기르기

by 프로디언슬립


마음 근육이란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감정대로 행동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정신적인 힘을 의미합니다. 이성적이라고 해서 감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합리성과 논리로만 상황에 대처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의사 결정은 오히려 나의 감정적 욕구를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상황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죠. 결국 마음 근육은 나의 감정적 욕구와 나 밖의 상황의 요구에 적절히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꾹 참고 견디는 것은 그래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에요. 그보다 더 나쁜 건 감정대로 행동하는 거죠. 내가 감정에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래도 아주 나쁜 건 아니에요. 적어도 무언가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그걸 바로잡을 기회도 잡을 수 있고 그러지 않으려는 노력도 해볼 수 있습나다.

나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에게도 정말 좋지 않은 것은 실제로는 감정에 휘둘리고 있는데 머리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이 경우는 정작 나만 모를 뿐 주변 사람들은 내 의도와 감정을 다 알고 있을 때가 많아요. 그들은 다만 여러 사정에 의해 굳이 말하지 않는 거죠. 흔히 사용하는 '내로남불', '답정너' 같은 표현도 이런 경우를 잘 보여주는 예일 거예요.


이건 사실 내 감정을 내가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이에요. 내 감정을 내가 정확히 알지 못하니까 내가 감정대로 행동하고 있으면서도 상황을 판단하는 재료에 나의 감정을 넣지 못하는 거라고 할 수 있죠.


꾹 참고 견디기는 그래도 나은 방법이라고 했잖아요. 이게 정말로 충분히 감정과 상황을 고려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 괜찮은데요. 문제가 되는 경우는 내가 내 감정을 잘 몰라서 일단은 참고 보는 거에요. 내가 그러고 있는 건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고요? 일단 참고 보는 경우라면 대개는 감정의 잔여물이 남게 마련이에요. 꾹 참고 견딘 다음에 집에 돌아와서 좋아하는 드라마를 봐도, 수다 떨며 맥주를 한 잔 해도, 개운하게 운동을 해도 무언가 찝찝하거나 허전한 기분이 남습니다. 내 감정이 원했던 게 이런 방식의 해결이 아닌 거에요. 그래서 쉬어도 쉬고 있는 것 같지가 않기도 하고 그런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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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마음 근육을 기르는데 제일 중요한 게 뭘까요? 결론은 이미 나왔죠. 바로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이에요. 감정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은 나 자신을 이해하는 첫걸음이자, 내 감정적 욕구와 현실적 요구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에요. 일단 내 감정을 알아야 의사결정을 하든 꾹 참고 견디든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든 적절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감정을 알아차리는 연습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감정을 기록하는 습관 들이기

하루 동안 느꼈던 감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보세요. 단순히 "기뻤다", "슬펐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적는 거예요. 예를 들어, "회의에서 내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뿌듯했다."처럼요. 이렇게 하면 감정을 더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반복되는 패턴도 파악할 수 있어요.

무작정 기록하는 게 어렵다면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서 '감정일기'로 검색해서 마음에 드는 앱을 찾아보세요. 하루의 감정을 기록하는데 도움을 주는 앱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2. 몸의 반응 알아차리기

감정은 종종 신체 반응으로 먼저 나타나요. 긴장하면 어깨가 뻣뻣해지거나 심장이 빨리 뛰는 것처럼, 몸의 변화를 관찰하면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어요. 나의 감각이 지금 나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몸의 반응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면 요가를 시작하세요. 아무래도 가까운 학원에 등록하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유튜브에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요가를 검색해 보세요. 가장 쉬운 것부터 따라해 보시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무리하지 않고 되는 만큼씩만 하는 거에요. 우리는 멋지고 어려운 동작을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그저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원래 요가가 그런 거기도 하고요.


3. 감정에 이름 붙이기

단순히 "화가 났다"가 아니라, "짜증났다", "억울했다", "좌절감을 느꼈다"처럼 세부적인 단어를 사용하면 감정을 더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요. 감정에 이름 붙이기라는 게 생각보다 잘 안될 수 있는데요. 그럴 땐 감정 단어 목록을 보고 참고하면 좋습니다.

아래는 마크 브래킷의 <감정의 발견>에 나오는 무드 미터인데요. 가로축은 쾌적함, 세로축은 활력을 기준으로 감정들이 배치되어 있어요. 이 그래프에선 가장 활기 있고 쾌적한 감정은 '황홀', 가장 무기력하고 불쾌한 감정은 '절망'으로 제시되어 있어요. 내 감정이 이 그래프의 어디쯤 있는지 생각해 보면 내 감정을 명확하게 느껴 보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감정에 판단을 더하지 않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런 감정을 느끼면 안 돼"라며 억누르지 말고, "아,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라고 단순히 인정하세요.


5. 마음챙김 연습하기

마음챙김(mindfulness)은 현재 순간의 감정과 생각에 집중하는 연습이에요. 심호흡을 하면서 지금 느끼는 감정과 그 이유를 떠올려보세요. 마음챙김이란 게 다른 말로 하면 명상인데요.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제가 보통 추천하는 건 [마보] 앱입니다. 마보에서 제시하는 명상은 유튜브에도 있으니까 찾아보시면 좋겠어요. 길이도 5분 정도 밖에 안되니까 부담 없는 편입니다.


6.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감정 나누기

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공유해보세요. 대화를 통해 자신이 간과하고 있던 감정의 단서를 찾을 수도 있어요. 이야기할 마땅한 사람이 없다면 주저 없이 심리상담사를 찾아보세요. 너무 이야기 하고 싶은데 대화할 사람이 없거나 마땅히 들어줄 것 같지도, 막상 주변 사람과는 이야기하기 어렵기도 할 때 심리상담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 감정을 기준으로 행동하기 전에 잠시 멈추기

감정이 올라올 때 바로 반응하지 말고,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는 거예요. "내 감정은 지금 이 상황에서 적절한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8. 나의 가치를 기준으로 감정 바라보기

감정은 나의 가치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내가 화가 나는 이유는 공정함이라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인식하면, 감정을 더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근육이라고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위에서 제시한 방법들은 한 번 한다고 그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한번만에 효과가 있다면 그 방법은 나와 너무 잘 맞는 방법인 거겠죠.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그런 방법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연습할수록 내 마음을 점점 더 섬세하고 민감하게, 그리고 깊이 알아차릴 수 있어요. 보통은 감정이란 내가 알아차릴 수 있는 만큼씩만 다룰 수 있어요. 나에게 어떤 방법이 더 잘 맞는지 찾아보세요. 꾸준히 연습해서 내 생활의 일부로 만들어 보세요. 조금씩 감정에 덜 휘둘리고 좀 더 잘 다룰 수 있게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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