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받고 기분이 나빠졌어요.

심리상담 사용설명서

by 프로디언슬립


아무래도 심리상담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후련해지기를 기대하며 찾게 되죠. 실제로 보통은 상담을 받고 나서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구요. 그런데 반대로 상담을 받고 나서 오히려 더 답답해 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기는 합니다. 그러면 ‘내가 상담을 잘못 받은 걸까?’, ‘이러려고 상담을 받은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사실 상담 후 감정이 무거워지는 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감정이 상담 과정에서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 이 글은 상담 후 기분이 나빠지는 경우에 대해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1. 외면했던 감정과 마주하게 될 때

상담을 받고 나면 상담 받기 전에는 그냥 묻어두고 지나갔던 감정들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스스로는 괜찮다고 생각했던 일이 사실은 마음 깊이 상처로 남아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 감정적으로 더 힘들어질 수도 있죠. 하지만 이런 현상은 감정을 억누르는 게 아니라 제대로 마주하고 흘려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은 잘 느끼고 알아차릴 수 있을 때 진정으로 해결될 수 있거든요.


2. 문제를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을 때

상담을 하다 보면 막연히 ‘어쩌다 이렇게 됐지?’ 싶었던 문제들이 점점 명확해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때로는 이 과정이 오히려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그냥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사실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그 무게가 한층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문제를 제대로 알고 나서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이 과정 역시 나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일 수 있습니다.


3. 기대했던 상담과 달랐을 때

심리상담을 받을 때는, 특히 처음 찾으시는 경우 ‘따뜻한 위로’나 ‘명확한 해결책’을 기대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상담은 단순히 위로해 주거나 정답을 주는 과정이 아니라, 내 감정을 탐색하고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상담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질문입니다. 상담자의 질문은 대체로 내담자가 질문에 답하며 스스로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상담을 찾아오는 분들은 고민 끝에 어렵사리 용기를 내는 경우가 많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렇게 찾은 상담에서 아무래도 위로와 솔루션을 일단 기대하게 되고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느낌이 들면 혼란스럽거나 당황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솔직하게 그 감정을 상담자에게 이야기 하고 스스로를 안정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에서 질문으로 이어지는 대화는 일상적인 것과 다른 상담만의 특수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게 됩니다.


상담 후 기분이 나빠졌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1. 상담사와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상담 후 감정이 무거워진 이유를 상담사에게 이야기해 보세요. 상담사는 그 과정이 왜 필요한지 설명해 줄 수도 있고, 내 감정을 좀 더 다루기 쉽게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2. 내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상담 후 드는 감정이 불편하더라도, ‘이건 나에게 필요한 과정일 수 있어’라고 인정하고 감정을 받아들입니다. 감정은 억누를수록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3. 너무 조급해하지 않기

상담은 한 번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마법 같은 과정이 아니에요. 오히려 여러 번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힘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편안해질 수 있어요.


기분이 나빠졌다는 건 오히려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상담 후 기분이 나빠진다고 해서 ‘상담이 잘못되었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어요. 때로는 불편한 감정을 마주하는 과정이 있어야 진짜로 가벼워질 수 있거든요. 상담을 통해 내가 미처 몰랐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과정일 수도 있고 앞으로 더 나아지기 위한 터닝 포인트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 지금 느끼는 감정이 어떻든 그 또한 상담의 일부라는 걸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불편한 감정을 상담자와 솔직하게 나눠 보세요. 그 감정이 지나가면 이전보다 한층 더 나를 이해하고 가벼운 마음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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