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

최근 링크드인이나 스레드에 신입 포지션이 없어진다거나 스타트업 사이클은 끝났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결론만 보면 맞는 말이지만 사실 AI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중요하지 않은 얘기를 강조한다고 느껴졌다.

모바일 시대와 AI 시대의 차이

모바일 시대에 Facebook(Instagram), Uber, Airbnb, 카카오톡 등 다양한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빅테크가 되었다. 이는 기존 기업들이 느리게 움직이는 동안 빠르게 움직여서 모바일 퍼스트로 동작하는 큰 시장을 먹을 수 있게 되어서이다. 이 비유를 AI에 그대로 가져올 때 문제되는 것은 (OpenAI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AI는 그 자체로 시장이 아니라 시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일이 돌아가게 하는 인프라라는 점이다. 그래서 기존에 가진 게 많은 업체가 잘 살아남는다. 이들은 AI로 높아진 생산력을 바탕으로 더 빠르게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변화하는 필요 인력 규모

그래서 큰 회사는 시대에 맞춰 변화하려 한다면 대체로 살아남는다. 물론 생산성 향상을 고려해 인력규모를 줄일 가능성은 크다.

큰 회사는 대체로 큰 시장을 대상으로 하므로 이들이 공략하지 않은(않을) 상대적으로 작은 SMB(Small and medium businesses)를 타겟하는 게 성공 확률이 높다. 과거에도 SMB는 있었지만 ROI 문제로 닫혀있던 SMB 시장들이 AI로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들은 태생적으로 빅테크가 될만한 시장을 타겟하진 못해 한계는 있지만 0명, 00명 규모로 작은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도 성공이라면 성공이다. 이들은 굳이 빠르게 인력을 늘릴 이유가 없으니 인재 밀도가 높고, 레거시는 적고, 사이즈가 작아서 린하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변화할 사회

아닌 곳도 많지만 대체로 대기업은 다니기 편하다. 하지만 5년, 10년이 지났을 때 인력 규모를 늘리는 곳은 AI 레버리지가 거의 없는 대기업뿐이고 대체로 줄일 것이다. 그렇다고 소위 작지만 알찬 회사들은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인재밀도를 가져서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간다. 그러면 자연스레 선택지는 프리랜서 혹은 SMB 창업, 혹은 AI 레버리지가 적은 일 위주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전공, 직무교육과 같이 대기업 위주로 세팅된 사회에서 특정 부분을 담당하도록 훈련되어 왔는데 포괄적인 역량이 있어야 생존하는 길이 커진 것이다. 결국 우리는 필연적으로 자영업자, 개인 사업자에 가까운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강조하진 않겠지만 몸 쓰는 일은 여전히 가치가 높아 보인다.)

다시 신입 포지션과 스타트업 사이클에 대한 생각

신입 포지션이 줄긴 하겠지만 없어지진 않을 것이고 신입뿐만 아니라 경력직도 일자리가 많이 없어질 것 같다. 딱히 신입에게 더 크리티컬해 보이지도 않는 것이 특히 한국은 IC(Individual Contributor) 트랙이 발달되지 않아서 대부분 시니어가 되면 매니징이 주요 업무가 된다. 그런데 일부 회사를 제외하면 대기업도 인력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관리할 인력이 없어진 매니저도 줄어야 한다. 매니저의 매니저도 줄어들어야 한다. 이때 과거에만 실무를 해보고 연봉 레인지만 높은 시니어와 연봉 레인지 낮은 신입 사이에서 굳이 실무에서 멀어진 시니어를 쓸 이유가 적다.

스타트업 사이클이 끝났다는 주장에서 빅테크가 될 정도의 스타트업이 적어지는 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기업이, 정확히는 대기업에 고용될 개인의 미래가 창창하지도 않다. 오히려 이제는 SMB 시장을 타겟하는 스타트업, 솔로프리너, 소규모 회사가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다수의 개인은 이에 속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걸 이 시대의 스타트업이라고 한다면 스타트업이 오히려 가장 창궐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진화하기

개인이 꽤나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기본 소득은 생각보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주제가 되었다. 그러나 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개인이 주도적으로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바야흐로 모든 개인이 계속 진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