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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드리머 Aug 14. 2024

동남아 영어캠프가 어때서?

영어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제 영어공부 해볼까


 발리로 한 달 살기를 하던 중, 호텔 수영장에서 매일 만나는 호주 아이가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그 아이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보며, 드디어 영어 인풋이 어느 정도 쌓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영어학습을 시작해도 되겠구나!'라고 말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 왔던 영어학습은 주 2~3회 정도 다니는 학원이 아니었다. 학교에 있는 시간만큼 몰입할 수 있는 '영어캠프' 생각했다. 한국의 대형 어학원에서도 방학 때 영어캠프를 진행하는데, 당시 알아봤던 학원은 매일 3시간 수업에 90만 원이 넘는 비용이었다. 얼리버드로 등록을 했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비용대비 노출 시간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환불을 받았다. 그리곤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겨울방학은 보통 1~2월로, 꽉 채우면 두 달이다. 영어를 몰입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길수록 효과적일 거라 생각했고, 내가 생각한 기간은 12월~2월인 3개월이었다. 1호가 5학년 겨울방학이었기에, 이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 12월~1월 초 방학하기 전까지는 결석하기로 했다. 영어로 학습해 본 적이 없었기에, 문법과 라이팅, 단어에 더 집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집에서는 할 수 없는 스피킹까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4인 가족이 3개월 동안 영미권에 가는 것은 우리 형편상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동남아 영어캠프를 가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생각이 이어졌다.




어쩌다, 쿠알라룸푸르


 동남아 영어캠프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필리핀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1:1 영어학습이 가능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리핀은 남편이 치안 문제로 반대했고, 우리는 온 가족이 함께 가기로 했는데, 만족할 만한 콘도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쿠알라룸푸르로 결정했다. 내가 아이들을 보내고 싶은 기관은 한국인 원장님이 오랜 기간 운영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티칭 노하우가 있는 곳이었다. 한국 부모들이 원하는 스타일은 한국인 원장님이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고, 큰 비용을 들여서 가는 만큼 조금은 힘든(?) 곳을 선택하고 싶었다. 방학캠프 특성상 한국인 아이들이 대부분일 거라 예상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우리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면 내 목표는 달성하는 셈이니까. 


 쿠알라룸푸르의 몽키아라는 한인 지역으로 몇 개의 유명한 학원들이 있었다. 그중 공부를 많이 시킨다고 알려진 학원의 원장님과 전화 상담을 한 후 결정했다. 오전에는 영어캠프를 진행하고, 오후에는 국제학교 재학생반이 운영되는 곳이었다. 영어캠프만 운영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막상 현지에 가보니 국제학교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12월 초부터 2월 말까지 꽉 채워 12주를 하려고 생각했다가, 아이들이 긴 방학 내내 쉬지 못하고 공부만 하는 건 너무 가혹할까 싶어 10주만 등록했다. 이후에는 우리의 첫 한 달 살기 도시인 치앙마이로 여행 가는 일정을 계획했다. 





영어캠프 정보,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정규수업(월~금) : 9:00~1:20

옵션수업(월화수목) : 1:30~2:30 / 라이팅 1시간 추가 

한 반 최대정원 : 6명

교사 : 대부분 말레이시아인

도시락 : 개별로 가져도 되고, 한인 도시락 배달을 신청 가능. 20링깃(6천 원)

 

< 비용 >  (1링깃=300원 환율 적용)

정규수업 : 2주 1500링깃(45만 원) / 4주 3000링깃(90만 원)

옵션수업 : 1주에 200링깃(6만 원) / 4주 800링깃(24만 원)

4주 학원비(1인) : 정규수업(90만 원) 옵션수업(24만 원) 점심 12만 원) = 126만 원

(--> 이는 2022년 겨울방학 특강의 금액이었음)


 매일 9:00~2:30까지 점심시간 30분을 제외하면 월요일~목요일은 5시간. 금요일은 4시간으로, 주당 총 24시간의 수업을 받았다. 한국의 영어학원에서는 보통 주당 5~6시간 정도의 수업을 듣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한 달 수업 시간이 이 영어캠프에서는 일주일의 수업시간과 비슷했다. 10주간의 영어캠프는 한국에서 10개월 동안 영어학원을 다닌 것과 비슷한 셈이다. 반에 최대 6명으로 단기간 집중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언어적으로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생활편의성 갑 오브 갑


 전화로 원장님과 상담을 하며 학원 버스가 다니는 콘도 리스트를 받아, 구글 맵에서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생활이 편리한 주상복합 형태의 콘도가 마음에 들었고, 검색을 통해 찾아낸 오피스 직원의 왓츠앱으로 연락했다. 바로 답이 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참 뒤에 또는 다음날 답이 오곤 했다. 4식구가 머물거라 1 베드룸은 작을 것 같다고 하니, 새로 오픈한 1+1룸이 있다며 사진을 보내줬다. 리모델링을 새로 했는지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고, 처음 제시한 비용에서 네고를 통해 5000링깃(약 150만 원)으로 할인받아 예약했다. 숙소 컨디션은 사진과 똑같아 만족스러웠다.  


 우리 집은 8층이었다. 5층에 있는 수영장과 헬스장이 보였고, 밤마다 조명이 켜진 수영장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같은 학원을 보내며 알게 된 지인을 통해 인피니티 풀에서 놀기도 하고, 파티룸에서 생일파티를 하기도 했다. 숙소와 연결된 mall에는 각종 식당과 마트, 심지어 한인마트까지 있었다. 길을 건너면 또 다른 mall과 한인마트가 있어, 한국보다 더 좋은 생활편의성을 누릴 수 있었다. 비가 와도 mall안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했기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고, 헬스장과 수영장, 마트와 식당 등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면 바로 접근이 가능했다. 이보다 더 편할 수 있을까?





동남아 영어캠프, 효과는


 영어공부를 동남아에서 한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큰 효과가 있었다. 특히, 매일 라이팅을 했던 경험 덕분에 지금 국제학교에서 과제를 해나가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아이들은 말한다. 한국에서는 해본 적 없는 스피킹의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영미권이었다면, 학원 외에서도 영어를 사용할 있는 환경적인 측면이 더 좋았겠지만,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느꼈을 정서적 부담이나 이질감은 더 컸을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영어를 학습해야 하는 낯선 환경에서 함께하는 한국인 친구들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적응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3개월 동안 영미권에서 폭발적으로 늘고, 동남아에서는 미미하게 발전한다고 과연 말할 수 있을까? 그보다는 내 아이가 어떤 환경에서 더 편안하게 적응하고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할 같다. 


 올해 겨울방학에 지인이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 비용을 물어와 오랜만에 오피스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가 머물렀던 1+1룸은 이제 없고, 1 베드룸이 7500링깃(225만 원)으로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 아마 2022년, 코로나가 막 끝난 무렵이라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비용이라면 동남아를 가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이 정도면 영미권은 훨씬 더 올랐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혹시 아이들과 동남아 영어캠프를 고려하는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유학원을 통하기보다 어학원과 숙소를 직접 컨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원과 연계된 숙소를 선택하기보다 부모님이 직접 손품을 팔아 예약하는 것이 비용절감에 효과적이다. 영어에 어려움이 있다면,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왓츠앱이나 라인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얼마든지 네고도 가능하니 도전해 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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