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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art k Jun 28. 2021

나비의 날개

삶의 무게

나비, oil on canvas, 15x15cm, 2017


작은 몸에 비해 큰 날개를 가진 나비의 양 날개는

자신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삶의 무게일까?

내 양 어깨는 그러지 못한 것 같다. 항상 이기지 못하고 짊어지고 끙끙거리는 삶의 무게이다.


그 시작은 어릴 때부터이다.

형편이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엄마 혼자 가정을 꾸려 나가는 모습에 언니와 나는 방학의 시작과 함께  공장에서 일명 '시다'라고 불리는 보조일을 도와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그래서 언니와 나는 청소년 시절 방학의 아름다운 추억은 1도 없다.

개학을 하면 공부하기에 바빴고, 졸업을 하고 성인이 되고 나서는 회사에 취직하여 일하며 돈 벌기 바빴다.

중학교까지만 미술부에서 활동했으며 고등학교부터는 그림을 포기했어야 했다.



그렇게 몇 해가 흘러 미술학원에서 그림 공부를 하다 욕심이 생겨 미대로 편입하게 되었고,

어느 날 어떤 주제로 그림을 그릴까 생각을 하다 문득  길가에 핀 꽃 위로 나비 한 마리가 날아다니는 걸 우연히 보게 되었다.

예쁘고 화려한 옷을 입은 듯 날갯짓은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나비, oil on canvas, 15x15cm, 2017.


나비를 그리면서 들었던 이야기인 것 같다.

자유롭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지낸다고 주위 친구들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


타인의 시선에서는 나의 삶이 부러울 테지만, 속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목표를 향해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아직도 힘들어하고 있는지 모른다.  


타인의 시선에서는 나의 삶도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와 같을 것이다.

겉모습은 화려하고 멋지게 보일지라도 나의 양 어깨는 나비의 화려한 날개가 아닌 무거운 삶의 무게를 항상 달고 다닌다.


모두가 각자 자신의 환경에서 삶의 무게들을 달고 살아가기 때문에 겉모습으로만 보이는 타인의 삶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나비, oil on canvas, 15x15cm, 2017.



※ 모든 그림은 저의 작품들입니다. 무단 도용, 불펌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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