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eeart k Jul 05. 2021

따뜻한 전구

따뜻한 전구,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9


남들은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 나는 한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에어컨이 빵빵한 공공 실내 공간에 들어가면 추위를 이겨내기 바쁘고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기계적인 추위가 싫은 것이다. 하지만 기계의 따뜻함은 좋다. 그중에서도 조명의 빛은 기분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겨울 시즌이 되면 세상이 꽁꽁 언 것처럼 너무 춥지만, 나의 기분까지도 얼어있다. 외출도 하기 싫고 우울하며 무기력하고 그림 작업도 미루게 된다. 대신, 4계절 중 추운 겨울 시즌에는 독서량이 월등히 증가하게 된다. 이유는 따뜻한 방에서 책 읽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다.


방안의 온기의 역할은 난방이지만 따뜻한 느낌의 조명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금은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의 조명이 너무나도 많지만, 나의 꼬꼬마 시절에는 백열등과 기다란 형광등을 주로 사용하였다. 그중에서도 시골 외갓집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백열전구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그 노란 전구 빛을 보며 어두운 밤 시골 야외 화장실에서의 무서움을 달래야 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우리 생활에서 LED 전구가 세상을 지배하고 백열전구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투명과 불투명 두 종류의 알전구는 실제로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손을 대면 뜨겁다.  수명도 짧아서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나의 기억 속에 동그란 백열전구는 따뜻함과 추억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 모든 그림은 저의 작품입니다.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메를로 퐁티의 화가, 폴 세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