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나는 내 생일에 퇴사를 선물했다

나는 내 생일날, 퇴사를 선물했다.

직장 생활은 늘 어딘가를 향해 달리는 기차 같았다. 일정한 궤도를 따라가며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속도를 높였지만, 정작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다들 이렇게 사니까’, ‘시간이 가면 익숙해지겠지’라는 말들로 나 자신을 위로했다. 하지만 서른을 앞둔 어느 날, 나는 깨달았다. 내 삶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것은 회사도, 사회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을.

퇴사를 결심하고도 몇 번이고 망설였다. 불안했다. 경제적인 걱정도 있었고, "다들 안정적인 직장을 원할 때 나는 너무 무모한 선택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일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싶었다. 서른부터는 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퇴사를 하고 난 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려웠지만, 점차 자유가 주는 설렘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출근길에 몸을 끌어당기듯 걷지 않아도 됐고, 밤늦게까지 끝나지 않는 업무를 붙잡고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었다. 대신, 나를 위한 시간들이 늘어났다. 글을 쓰고, 여행을 하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시도해 보았다. 물론 불확실함과 불안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퇴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사회가 정해놓은 ‘안정적인 삶’의 틀에서 벗어나, 진짜 나다운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아직은 미완성의 여정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적어도 내 생일을 기점으로 내 삶은 내 것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서른 살, 나는 내 생일에 퇴사를 선물했다. 그리고 그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 가장 용기 있는 날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