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병에 관하여
요즘 나는 ‘최선병’을 앓고 있다.
지금 이게 내 최선일까?
더 잘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지금 이 선택이 맞는 걸까?
하루에도 몇 번씩 증상이 올라온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박,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강박,
그게 바로 최선병.
심장은 쿵쾅거리고, 머리는 과거와 미래를 왕복한다.
지금도 어딘가엔 나보다 똑똑하고, 나보다 부지런하며,
나보다 뭔가를 잘 해내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괜히 마음이 바빠진다.
이 병의 특징은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자꾸 못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나라는 사람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 지금 여기까지 온 것도 나의 최선 중 하나라는 걸, 자꾸 잊는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모든 날이 전력질주일 수는 없고, 어떤 날은 숨을 고르는 것도 ‘최선’ 일 수 있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이 ‘최선병’을 조금은 유연하게, 때론 웃으면서 앓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