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신적 자유 연구소 May 19. 2022

정신과 입원 치료가 무서워요 (2)

정신과 치료 Q&A - 4

 정신과 병동에는 주로 심한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을 앓고 있는 분들이 입원을 합니다. 흔히 생각하는 정신과 입원환자의 이미지는 조현병 환자인데, 환청이 들리거나 망상이 있는 분들입니다.


 망상의 종류는 피해망상, 과대망상, 관계망상, 종교 망상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망상과 환청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약을 조절하여야 하는데, 정확한 조절을 위해서 세밀한 관찰과 면담이 필요합니다.


 피해망상이 수년간 지속되어 입원한 여성 환자분은 의료진이 자신을 퇴원시키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되어 증상을 숨겼었는데, 그분은 화장실 앞에서 혼잣말을 하는 모습이 관찰되어 횟수를 카운트하며 약을 올려갔습니다. 3개월이 지난 후 증상이 관해되자 그제야 어떠한 환청과 망상이 있었는지를 저에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조울증이 있는 분들은 대개 조증 상태가 심해지면 가족들이 견디지 못해 입원을 시킵니다. 평소에는 차분하고 말이 적은 성격이나 조증이 오면 배너 박사가 헐크로 변하는 것처럼 180도 인격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말이 많고 빨라지며 기분이 고양되고, 의욕이 넘치며,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하는데,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는 것이 문제가 되곤 합니다.


 조증이 와서 입원을 하는 분들은 잠을 푹 자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가 있습니다. 졸린 약은 살이 찌게 하기 때문에, 졸음과 체중 증가로 인해 약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을 끊으면 다시 재발할 위험이 있고 재발을 반복하면 점차 발병 주기가 짧아질 수 있기 때문에 서서히 약을 줄여가면서도 유지 치료를 지속해야 합니다.


 우울증인 분들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감, 무기력감, 불안, 신체증상이 심하거나 극단적인 생각을 할 때 입원 치료를 받습니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기력해지거나,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입원을 하지만, 병동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약물과 면담치료를 병행하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경우 모두 증상이 좋아지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됩니다. 처음 입원할 때는 생소한 모습을 보이는 다른 환자분들을 기피하기도 하지만, 점차 함께 회복해나가며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위로와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입원 치료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저 또한 입원 환자분들을 치료하며 그러한 관점에서 제 인생을 돌아볼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신과는 약물 치료만 해서 싫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