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티카 Aug 12. 2021

선입견과 차별 의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상상력의 가능성

매드 연극제 서평 ep.6

글 김요르고스 
사진 이철승




한 자리에 모여
무대에 오르는 이상한 세상 이야기 


온라인 매드연극제 포스터
오프라인 매드연극제 리플렛




 본 시리즈는 2021년 6월 24일부터 6월 26일까지 대학로에서 열린 오프라인 매드연극제의 10편의 연극 공연의 정보와 감상을 전합니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움직이신다면 2021년 8월 13일부터 8월 15일 온라인 무대에 오르는 아름답지만 이상한 세상 이야기를 제1회 온라인 매드연극제에서 만나주세요. 




2021년 8월 14일 18:30


매드연극제 선정작 

<낭독극 '나의 동화-마음의 이야기'> 


나의 동화-마음의 이야기 공연사진


 정신건강에 있어 널리 퍼져 있는 통념 중 하나는 정신질환과 '정상' 사이의 구분과 경계입니다. 사실 근대 서구의 논리 체계와 현대적인 질병 분류법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로서는 '정신질환자'와 건강한 '정상인'의 범주와 경계는 그 자체로 명확해 보입니다. 현대의학에서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진단과 처방을 통해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구분하니까요.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보면 이러한 통념이 진실의 전부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는 각종 매체를 통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으로 갑자기 잠적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연예인들이나 유명인사들의 사례들을 접하곤 합니다. 이들 중에서는 능력 있으면서 타인에게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고 

늘 밝은 모습을 보여온 사람들도 꽤 있어 종종 대중들이 놀라곤 하지요. 


또 우리 주변에서도 평소에는 건강하고 침착한 가족이나 친구, 지인이 이성적으로든 감성적으로든 납득하기 힘든 말이나 결정을 하거나 감정의 기복과 폭발을 보이는 경우를 이따금씩 발견하곤 합니다. 우리 자신의 삶도 한 번 돌아봅시다. 지금 돌이켜보았을 때 적어도 한 번 이상은 그런 경험을 가지고 계시진 않은가요? 적어도 저는 그런 사례가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비단 정신건강에 있어서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우리 통념 속에 있는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구분과 경계는 실제로는 우리 생각보다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와 경계의 논리는 때로는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선입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혹은 자신과는 다르고 낯선 타인을 배제하기 위한 

기제로 오남용 되곤 하기 때문입니다.





 낭독극 형태로 진행되는 <나의 동화 - 마음의 이야기>는 정신질환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이야기들은 무대 밖에서 관람하는 우리로서는 조금은 낯설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토리텔링에서처럼 하나의 테마와 배경을 기초로 일관된 서사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 선 각각의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내적 이야기를 기초로 극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극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에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이 탄탄하고 메시지 전달이 분명한 연극을 기대한 분들이라면 극에 몰입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 연극은 역설적으로 이러한 특징을 통해 우리 안에서 통념과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어온 

선입견과 차별 의식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통해 기존의 경계와 틀을 넘나 듭니다. 무대 위에 선 이들은 당사자이자 배우로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며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인 경계를 넘나 듭니다. 무대 위에 선 이들은 배우이기도 하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관객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저는 이 연극을 감상하면서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 매체에서는 접하기 힘든 정신질환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날 것 그대로 전달한다는 점만으로도 이 연극은 박수갈채를 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연극을 통해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상상의 가능성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통받는 이들의 눈으로 우리 현대사의 서사를 따라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