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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도작가 Sep 16. 2024

마음대로 되지 않는 시기가 있었다

어떻게든 잘해야 한다는 생각


첫 사업이었다.

“잘해야만 해“라는 생각과 다르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멈출수 없어.


내 몸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몸을 일으켜 걸을 수가 없다. 한의원에 찾아갔다.

“밥이 안 들어가요"


침을 맞기 전에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힘들 땐 충분히 힘들게 두어야 해요. 그걸 그냥 지나쳐버리는게 아니라“ ​


한의사 할아버지의 말에 첫마디부터 눈물이 났다.

사실은.. 내가 많이 힘들었나보다. 여기 혼자 뚝 떨어져서 살아가는 게.

밥을 먹어야 하고 즐겁게 지내야 하는 게 두렵고, 긴장되고, 이것도 잘 해내야 하는 것처럼 하나의 산처럼 느껴졌다.


벌려놓고 책임져야 하는 사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매일매일 불편하게 살아왔다. 매번 힘들어도 당장 처리해야 할 상황에 급급하다보니 내 마음이 힘들게 두지 못했던 거 같다. 어쩔 수 없이 24시간 긴장감을 가지고 살았다. 불안정한 매출이나 상황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려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나까지 흔들릴 수는 없으니까. 인정할 수 없지만 이미 무게중심을 잃었다. 사업이 가라앉으면 나는 어떻게든 그걸 버리고 나와 살아야 하는데.. 그냥 같이 가라앉는 쪽을 선택했다. 버릴 수가 없었다. 일주일에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쓰리잡으로 살아남기를 하고있었다. 힘듬을 느끼는 것도 사치다. 그저 더 잘해낼 방안을 구하는데에 혈안이 되어있었다. 힘든 시기를 제대로 겪을 수 없었다. 그 상태로 그냥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떠들었다. 괜찮은 것처럼 나를 속였다. 그냥 괜찮은 것처럼 넘어가길 바랐다. 얼마나 힘든지 ,내가 왜 힘든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지 않았다. 하루, 이틀 정도는 쓰러져서 ‘나’ 하나만 돌볼 줄 알아도 되는데. 나는 그만큼의 시간과 결심을 쏟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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