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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Jul 31. 2023

[Book Re:view]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장편소설

 이 책을 읽고 정세랑 작가를 좋아하지 않을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작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빌려 세상을 또 다른 렌즈로 그려나갔던 과정과 재미에 잔뜩 반했다. 

정세랑 작가의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수 없어]를 먼저 읽고 이번 소설을 읽다 보니 등장인물들에서 작가가 보이는 듯했다. 글 속에 투영된 한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소설을 통해 엿보는 기분이다. 


책의 첫 페이지는 시선(인물의 이름이다.)으로 시작한 3대의 가계도로 시작한다.(놓치지 않고 봐야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헛갈리지 않는다.) 그 가계도는 남자의 가계도가 아닌 여성이 중심인 모계중심의 가계도란 점이 눈에 띈다. 각각의 짧은 장들은 시선이란 인물이 살아있을 때 발간했던 책 혹은 인터뷰의 인용으로 시작하고 이는 가족 한 명 한 명의 시선과 각자의 얘기를 통해 가지를 뻗어나가고 현실의 경계를 약간 웃도는 글 속 작은 에피소들은 정세랑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묻어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나의 어쭙잖은 평보다는 책의 뒷면에 있는 추천의 말을 인용하는 편이 이 책의 이해를 도울 것 같다.


"그녀의 소설은 언제나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정확한 온도로 사랑스러운 인물들의 일대기를 펼쳐 나간다." _박상영(소설가)
"귀엽고 웃기는 소재를 충분히 귀엽고 웃기게 쓰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넓고 깊은 성찰을 푹푹 찔러 넣는 정세랑 작가의 솜씨는 이제 불가사의한 경지에 올랐다." _김하나(작가)


주요 등장인물들은 3세대를 아우르는 여성들이다. 누군가는 페미니즘이란 단어 하나로 이 소설을 모두 해석해 버리기도 (그래서 열렬히 환호하기도 약간의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이는 소설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다른 세대에 속해있기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소설 속 인물에 대해 더 많이 상상하며 읽을 때 빛을 더하는 소설이다.  

 등장인물들 속에서 자신과 가장 닮아 있는 인물을 찾는 것도 재미를 준다

나는 비슷한 세대의 모습이 겹치는 우윤에게 가장 마음이 갔다. 어린 시절 아팠던 우윤의 캐릭터는 2030 세대가 가진 경제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저성장 시대에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한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과 자신의 내면이 약하다고 느낀다. 그렇기에 더욱 우윤이 하와이에서 포기하지 않고 서핑을 도전하고 몬스터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캐릭터의 공포스러움을 더 극대화하기 위한 모습들은 개인의 전문성에 더욱 초점을 맞춰 개인 고유의 힘을 강화한다.


'열등감이 생을 추진하는 힘이 되며 모든 노력이 시작하는 출발점, 목표를 추구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보는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을 굳이 끼워 넣어 보자면, 우윤을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작가로 전문성을 키워나간다. 



뒤늦게 정세랑 작가의 책을 역행하며 그 매력에 허우적대고 있다. 따뜻한 작가의 시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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