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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Dec 29. 2019

인공지능이 알려주는 당신의 취향

당신의 취향까지 대신 설계해주는 AI

빅 데이터,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우리의 좋아할 만한 책과 음악 영화까지 추천해준다.

너무나 편리하고 멋진 세상 아닌가?


당신이 보고 듣고 읽었던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당신의 ‘() 알려준다. 혹은 설정해준다.


이보다 더 편할 수는 없다.

시간 절약은 물론 AI의 추천 덕에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볼 수 있으며 책 역시 이 책 저책 들쳐보며 힘들게 살펴볼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정말 좋기만 한 것일까?


취향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널 위한 문화예술’이라는 문화예술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만든 다음 영상을 보면 위 질문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https://youtu.be/1AJK9spLJu0

영상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1970년 부르디외는 취향은 선천적이라기보다 개인의 사회적 조건에 의해 구축된다고 보았다. 즉 사회계층, 직업, 학력 등에 의해  결정되는데 여기서 ‘아비투(Habitus)스’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아비투스란 직업, 재력 등 개인의 환경에 의해 구축되는 사고와 판단 체계를 일컫는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사회학자들은 이 분류가 너무 추상적이며 대중문화와 고급문화라는 이분법적으로 나눠 설명하는 것을 비판했다.
더욱 현대사회는 SNS 및 소셜커머스 등으로 계층을 불문하고 다양한 문화활동에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개인의 관심과 성향이 더 중요하다.라고 보고 있다.


우리의 관심과 성향은 하나의 패턴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일까? 비슷한 류의 영화, 음악, 책만 접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일까?

AI의 추천목록은 편리할 수는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사고와 시각의 확장을 막는 벽이 될 수 있다. 다양성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통제한다.

즉, 나의 선택권을 AI가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 여행을 가는 이유는, 새로운 환경과 경험을 통해 더욱 풍부한 삶의 경험을 갖기 위함이고, 기존의 생각과 사고에 충돌, 변형, 장을 통해 어제와는 다른, 새롭고 풍성한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여행을 통해서만 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몇 년째 지속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통해 평소의 선호(직업상 교육분야의 책들만 대학 졸업 이후 읽어왔다.)로는 읽지 않을 만한 책들(소설, 에세이 등)을 접하며 나의 시선을 확장시키고 있다.

내가 몰랐던 세상, 사람 혹은 분야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와 내용을 접하면서 관심분야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고 있고 다름을 이해하고 배운다.


평소 영화 편식이 심했다. 책은 내가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지만 영화는 보는 2시간 동안 긴장을 하게 되는 느낌이 싫어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등의 영화 외에는 보지 않았었다. 지금도 스릴러나 공포영화는 보지 않지만 남자친구 덕분에 독립 영화관들(시네큐브, 에무 시네마, 필름포럼, 아트하우스 모모 등)을 자주 찾게 되면서 좀 더 폭넓은 영화들을 접하게 되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이 그 예다.


요즘 사회적 이슈  하나는 혐오이다. 나와 다름을 틀렸다고 생각하며 배척하는 태도. 각종 소셜미디어와 유튜브가 취향 편식을 강화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우리는 이전보다 더욱 좋아진 세상에 살고 있는 곳일까?


AI에게만 맡기기에는 예기치 못하는 우연과 만남이 가져다주는 설렘과 흥분이 아쉽지 않을까? 내가 가지고 있는 색에 또 다른 색깔을 겹쳐 나가며 여러 빛깔의 내가 되어 보는 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AI의 추천에서 벗어나 직접 서점을 방문해 관심 없던, 취향이 아니던 책을 들춰보고, 지인의 추천도 활용하여 다양한 경로로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를 넓혀가는 경험을 통해 삶을 풍성하게 일궈 나가는 경험이 지금 우리에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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