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Sep 12. 2021

내가 신을 믿지 않는 이유

주사위 놀이



시를 읽으며 감상에 젖으며 생각한다. 그래, 살아있는 하루를 감사하고  사랑해야지. 그러다 한켠에 드는 생각.  누군가는 폭력과 죽음이 도사리는 곳에 살며 이런 감상에 빠질 시간조차 가질  없는 것일까?  


일요일 오후, 늦게 일어나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청소기로 방을 치우고 옷장에 걸린 여러 옷들 중에서 입고 싶은 옷을 꺼내 입고는 가방에는 아이패드와 아이폰 책 두 권과 텀블러를 챙긴 후 십 분 거리의 스타벅스에서 베이글과 밀크티를 마시며 시를 읽고 있는 반면 이 지구의 누군가는 충분히 잠을 자지도 먹지도 못한 채 노동을 하거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세탁기와 청소기는커녕 마실 물도 음식도 입을 옷도 충분하지 않거나 없을 수도 있다. 학교는커녕 총을 들고 있을 수도 폭력으로 죽어가고 있을 수도 있다.


  세상은 불공평할 것인가?  누구도 쉽게 답할  없는 질문이다.  지점이 내가 신을 믿지 않는 이유다. 누군가는 신에게 기도한다. “우리 가족 무탈하게, 내년에는 돈을 많이 벌게, 혹은  좋은 사람이  달라고누군가는 “오늘 하루,   있게  달라고과연 신이 있다면  모든 것에 응답을  것인가? 신이 있다면  누군가는 태어나자마자 고통의  속에서 살아가는 운명에 처하게 하는 것일까? 모든 것에는 신의 뜻이 있다고 신을 믿는 사람들은 얘기하지만 이런 불공평을 보고 있으면 무엇이 신의 뜻인가 싶다.


2차 세계대전 영화 퓨리(Fury)의 후반부에 대원 중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바이블(닉네임)은 ‘신의 소명’이라고 이 전쟁을 자신의 관점에서 얘기한다. 옆에 있던 다른 부대원은 “하나님은 뭐하신대? 주사위 놀이?”라고 받아친다. 내 생각도 그렇다. 무엇이 전지전능하단 말인가.


일요일 오후, 시 한 편 읽다 살짝은 우울하고 냉소적인 생각이 번진다. 그래서 나는 그저 한 해 한 해 후원을 늘려가고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들의 삶이 좀 덜 불공평할 수 있도록.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도, 와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