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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upreneur 크리스티나 Aug 23. 2020

[Book Re:view] 선량한 차별주의자

독자 대상 : 모든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지만 교사들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교육현장인 학교. 중요한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학습'이 되고 그 사람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은연중 교사의 언행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준다. 교실에서 듣게 되는 남녀차별적 발언과 그것에 익숙해지는 현상. 교육현장에서 알려주지 않는 내용들이 많다.

영 교육과정(null-curriculum) - 교육과정에서 배제된 내용

의도가 있었든 없었든 배우지 않은 것 역시 '교육과정'에 포함된다. 이것 역시 교육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욱 학교에서는 적어도 사회적으로 어떠한 이슈가 있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거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내가 원래 결정장애가 심해서..."
"요즘 얼굴이 너무 타서 동남아 사람 같아."
"여자들이 원래 수학에 좀 약하지 않나?"

위 말들이 어떻게 들리는가? 어떤 차별적 요소를 찾았나? 차별을 인식하고 있어도 은연중 사용하지는 않았나? 남들도 다 사용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나?


이 책은 은연중에 ‘자연스럽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차별적 생각과 사회적 구조를 이론과 논문, 저자의 경험 사례를 통해 드러내 주고 있다. 주장과 근거를 논리적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나의 빈약한 논리구조를 보충할 수도 있으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인식하지 못했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차별 및 나 역시도 은연중 품고 있는 차별을 되짚어보고 성찰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교육’이 주는 ‘불평등’과 여성으로서 여성에게 가해지는 ‘불평등한 차별적 태도와 인식’에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Stereotye/고정관념

p. 48
고정관념은 일종의 ‘착각’이지만 영향은 강력하다. 일단 마음속에 들어오면 버그처럼 정보처리를 ‘교란’시킨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정관념에 부합하는 사실에 더 집중, 더 잘 기억한다. 결과적으로 그 고정관념을 점점 더 확신하는 사이클이 만들어진다.


편향된 능력주의

pp. 106-112

능력주의 -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기만 한다면 평등한 사회라고 여긴다. 능력주의에 따르면 계층이 존재한다는 사실, 즉 불평등한 구조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경쟁에서 쏟은 노력을 보상하기 위해 차등적으로 대우해야 정의로운 사회다.

편향된 능력주의 - 무슨 능력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하는 평가기준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편향이 없어야 한다. 현재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가? 토익 600점이라는 채용기준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정한 것인가? 청각장애인에게 조차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는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평등하지 못한 구조를 잘 보여주는 다음 만화의 일독을 권한다.

https://www.rnz.co.nz/news/the-wireless/373065/the-pencilsword-on-a-plate

> 한글 버전

http://snsenglish.blogspot.com/2015/06/on-plate.html


법의부당

p. 158-162

권위에 순응하는 경향은 현재의 법과 질서를 고수하려는 경향과 연결된다.

2001년 최초로 동성결혼을 인정한 네덜란드에서는 매년 1200-1400쌍의 커플이 결혼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무너지지'않았으며,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역시 동성결혼이 인정되는 다른 나라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중의 하나로 건재하다.


무조건적 복종은 전체주의의 특징이 있다.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사회가 동등한 사람들 간의 협동체제로 해석되는 경우에는, 심각한 부정의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복종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
시민은 단순히 통치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 이 오히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의를 이루는 방도가 된다.

차별금지법

pp. 195-199

지금까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한 데에는 기독교계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정당하다고 차별을 옹호하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때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만 빼고 차별금지법을 만들면 안 되나요?"라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차별금지법의 기본 목적은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기본원칙과 제도를 세우는 포괄적 체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고의적으로 '성적 지향'은 빼고 제정한다는 건 그 법의 목적을 훼손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입법자에 의한 고의적 차별행위가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차별금지법은 "차별 조장법"이 된다.
그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단순히 이해관계의 경합에서 다수가 승리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집단 간의 합의가 아니라 인권과 정의의 원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교사로서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이 학교에서의 남-녀 차별에 따른 자아개념, 인식의 영향이다.

비단 학교뿐만은 아니겠지만 가치관과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를 보내는 교육기관이니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과 같은 실험이 있었다.

수학 문제 테스트 전 남/여 의 성별을 체크하게 한 집단 vs 성별을 체크하지 않은 집단.
전자에서 여성의 수학 점수가 낮게 나온다. '여성은 수학을 잘하지 못해'라는 인식이 스스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는 인종을 묻는 질문에도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 인종을 물어본 흑인 학생들의 점수가 더 낮게 나왔다.
또한 실험자가 '이 테스트는 성별에 따른 수학 점수를 알아보기 위함입니다.'라는 말을 들은 그룹에서 여성의 점수가 더 낮게 나온 것도 비슷한 사례이다.

외부에서의 차별 인식도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외부적 시각이 자아개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좀 더 중요한 문제이다.



학교 교육 역시 더욱 섬세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더욱 교사들이 여러 방면에 섬세해지고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학교는 좁다. 좁은 울타리이다. 그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과 괴리된 공간으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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