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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비 Aug 05. 2023

밀크티 마시려고 탕후루를 만듭니다

아아, 그는 좋은 체리였습니다

공주가 체리를 먹고 싶대서 시켰는데 왕자가 갑자기 체리로 탕후루를 해 달란다. (유튜브 네 이놈.)  알아서 가루 뿌려 척척 씻길래 어디까지 하나 봤더니 나무젓가락 찾아서 체리 꽂는 것까지 혼자 다 했다.


불쌍하고 기특해서 물기는 내가 닦아 준 뒤 설탕과 물 비율을 2:1로 끓이는데 문제는 집에 비정제설탕뿐이라 수분도가 높고 잘 안 녹아서 딱 망할 것 같았다.


(하지만 무슨 상관인가. 왕자는 자기 하고 싶었던 탕후루에 도전했고, 나는 시럽 만든 냄비에다 사랑하는 밀크티를 만들어 먹을 텐데.)


역시나 시럽은 잘 안 굳었고, 그렇게 내가 발로 만든 체리 탕후루를 한 알 먹은 왕자는 그대로 꼬치를 내려놓고 주방을 떠났다. 나는 버림받은 체리 탕후루는 치워 놓고, 손으로 밀크티를 만들었다.


우유 붓고 뭉근히 끓이면 굳은 시럽 설거지를 따로 안 해도 된다. 평소에는 단 걸 넣지 않고 밀크티를 마시는데, 이럴 때는 설거지 대신이라며 기분 좋게 달달한 밀크티를 마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나의 사랑 맛탱구리 달달구리 밀크티.




오랜만에 돌아온 도비와 함께 노래를.


어제 만든 탕후루와 군고구마를 조식으로 잡숫는 왕자의 신청곡. 나도 어제 만든 맛있는 밀크티와 군고구마로 느지막이 조식을 해결한 토요일 아침, 독자님들도 들으시고 기분이 말랑말랑 좋아지시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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