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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1 아틀란티스 서브마린

20190812

by 박종호

테라스 아래로 푸른 잔디의 정원, 그 위에 심어진 하와이의 꽃들, white plumeria tree, red ginger plants, yellow hibiscus... 군데 군데 높게 서 있는 야자수, 그 사이로 보이는 바다, 그 위에 구름, 구름 위의 하늘. 내일이면 이 섬을 떠난다. 열 밤이 훌쩍 지나갔다.


아침에는 수빈이와 바닷가 바위 위까지 산책을 했다. 거북이를 못 보면 어쩌나 싶었는 데 다행히 어린 거북이 한 마리가 인사를 나왔다.


라하이나에 가는 길에 있는 레오다 파이 가게(Leoda's Kitchen and Pie shop)에 들렀다. 맛집답게 아침부터 문 앞까지 줄이 빽빽이 서 있다. 나는 레오다 버거(Leoda's burger)와 라하이나 핫도그(Lahaina hot dog), 후라이드 셀러드(fired salad), 그리고 바나나 파이를 주문했다. 그 중에 특히 방울양배추(brussel sprout) 등을 발사믹과 함께 오븐에 구운 셀러드 위에 닭 가슴살이 올려져 나오는 후라이드 셀러드는 일품이었다. 미국 햄버거는 어디를 가나 맛있다. 한국의 된장찌게 같은 거니까. 바나나 파이는 순수히 호기심에서 주문했는 데 의외의 성공이었다. 딱딱한 쿠키 파이 위에 바나나 무슈를 넣고 구웠는 데 세상에나 맛있다.


라하이나 선착장에는 방문객들을 위해 마련된 이런저런 선상 투어의 배가 출발하는 곳이다. 각각의 프로그램마다 세워진 매표소와 배를 타는 입구가 줄지어 서 있다. 잠수함(Atlantis Submarine) 을 타기 위해서는 우선 작은 배를 타고 잠수함이 있는 깊은 바다까지 나가야 한다. 한 서른 명 쯤되는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탔다. 그 중에는 일곱씩 온 가족 여행객들도 있었고 노 부부가 손자들을 데리고 온 팀도 있었다. 라하일라를 떠나 섬이 멀리 보일 만큼 멀리 떠나오니 주황색 부표가 하나 떠 있고 우리 배를 기다리는 또 다른 배 한 척이 보였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잠수함을 어떻게 갈아타는 것일지 알 수 없었다. 두 배 선장들이 무어라 교신을 하더니 두 배를 가까이 데었다. 잠시 후 그 사이로 하얀 잠수함이 물위로 솓아 올랐다. 멋진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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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들은 두 배 사이에 잠수함을 단단히 묶었다. 잠수함의 양 끝의 헤치가 였리더니 그 안에 탔던 사람들이 잠수함 위로 올라섰다. 승무원은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을 모두 뱃머리 쪽의자로 옮겨 앉히더니 잠수함에서 줄지어 나오는 사람들은 반대쪽 선미 쪽으로 앉혔다. 잠수함에 탔던 사람들이 모두 배에 옮겨 타자 나중에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줄지어 잠수함에 들어갔다.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잠수함에 올라선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가며 양 옆으로 나누어 입구로 들어갔다. 헤치에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을 손잡이를 잡고 내려가니 양 옆으로 밖이 내어다 보이는 둥근 창이 이어져 있고 그 창을 바라보고 등받침이 없는 의자에 앉게 되어 있었다. 모든 손님이 들어오자 잠수함은 물아래로 내려갔다. 최고 130 ft 정도 내려가니 약 40m를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샘이다.


창 밖에는 아주 고요한 바닷속 풍경이 펼쳐졌다. 넓은 모래 받에 미니어츄어 나무를 듬성 듬성 꽂아 놓은 듯한 해초와 산호들이 보이고 간혹 보이는 용암바위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떼지어 돌아 다녔다. 바위 사이로 유영하는 팔뚝 만한 상어도 한 두 마리 보였다. 수빈이와 수연이는 잠수함을 타고 물 아래로 내려 온 것 자체가 너무나 즐거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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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은 2005년 가라 앉혀진 카타르고니안 선(Carthaginian Replica)의 선채 옆을 지났다. 이전의 포경선을 복제한 배를 가라앉혀 해초와 물고기들이 드나들게 한 것이다. 평화로운 바다 풍경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나 같은 손님들을 위한 노력이다. 우리는 잠수함에서 내려 다시 올 때 타고 온 배를 타고 라하이나 항구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바다로 나가 석양을 보았다. 매일 보는 석양이 매일같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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